노조 “앞으로 사측과 교섭 없다”...추가 파업 가능성도

▲ 한국GM 노동조합이 지난달 24일 ‘2019 단체교섭 노동조합 요구 수용 및 카허 카젬과 경영진(ISP) 퇴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유한일 기자)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임금협상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GM 노사가 단체교섭에서 또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빈손으로 헤어졌다. 노동조합이 파업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고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사측이 만족할 만한 제시안을 내놓지 않자 교섭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노조는 더 이상 추가 교섭은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지난 8일부터 열린 10차 교섭에서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이어온 ‘마라톤 협상’ 끝에 결국 접점을 찾지 못하고 10일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한국GM 노조는 “이번 중단 선언에 따라 더는 사측과 교섭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교섭 ‘결렬’을 선언했을 때는 추가 교섭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였지만, 중단은 앞으로 더 이상 사측과 마주 앉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설명이다.

이로써 지난 7월 9일부터 시작된 한국GM의 임금협상 단체교섭은 끝내 성과 없이 끝나게 됐다. 노조는 사측과 임금협상 과정에서 난항을 겪자 지난 8월 20일부터 부분·전면파업을 이어왔다. 이후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미국 GM 본사에 노조의 요구와 관련한 협의를 하겠다고 하자 지난 1일부터 파업을 멈춘 바 있다.

한국GM 노사의 이번 단체교섭이 중단된 가장 큰 이유는 사측의 제시안에 노조가 만족하지 못한 것이다.

그간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격려금 지급, 공장미래발전계획 제시 등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사측은 회사 경영상황 악화를 이유로 임금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고, 물량배정 등 공장계획에 대해서는 뚜렷한 제시안을 내놓지 못했다.

대신 회사는 노조 조합원들에게 자사 신차를 구매할 경우 100~30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제공하겠다는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기본 요구안에 크게 못 미친다며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 한국GM 부평공장 외벽에 걸린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퇴진 현수막. (사진=유한일 기자)

단체교섭 중단에 따라 노조는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노조가 추가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열려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한국GM의 갈등이 해를 넘길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한국GM 노조 현 집행부의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다. 차기 집행부가 선출되면 내년부터 2019년 임금협상을 다시 시작해야 될 수도 있다.

한국GM 노조는 이날 소식지를 통해 “조합원들의 선택을 존중해 가부의견을 묻고자 했으나 교섭대표 내에서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더 이상의 교섭도 무의미하게 됐다”며 “10차 교섭에서 25대 집행부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집행부의 책임을 다하고자 했다. 현 집행부는 2019 단체교섭을 제외하고 남아 있는 현안 마무리 사업에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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