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대책과 관련해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국내외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폐 손상과 사망사례가 잇따라 발생하자 정부가 액상담배 사용중단 권고조치에 들어갔다. 이에 국내 담배업계는 긴장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해 ‘폐손상 및 사망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국내에서도 유사한 의심사례가 신고됨에 따라 2차대책을 마련하면서 안전관리 체계가 정비되고 유해성 검증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앞서 미국에서 중증 폐손상 사례가 1479건, 사망사례가 33건 발생해 미국 질병관리본부(CDC)가 지난 9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 데에서 시작됐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일 액상형 전자담배 때문인 것으로 의심되는 폐손상 사례가 신고되자 정부에서 이같이 조치한 것이다.

정부가 앞으로 액상형 전자담배의 안전성을 위해 마련할 2차대책으로는 법적인 담배 정의확대, 가향물질 첨가 금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을 활용 의심사례 수집, 전자담배 불법 배터리 유통·판매 단속, 니코틴액 수입통관 강화, 불법 판매행위 단속 및 유해성 교육 홍보 등이 포함됐다.

정부가 이같이 발표함에 따라 국내에 판매를 시작한지 채 일 년도 되지 않은 액상형 전자담배 기업 ‘쥴랩스(JUUL Labs)’부터 KT&G, 한국필립모리스 등의 국내 담배업계는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담배업계는 대체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당장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 쥴랩스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 쥴(JUUL)이 편의점에 진열돼있다.

국내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쥴랩스와 KT&G는 정부의 우려를 받아들이면서도 판매하고 있는 제품에는 중증폐질환을 야기하는 물질로 추정되는 성분은 없어 판매를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쥴랩스는 “미국에서 폐 질환 유발물질로 지목된 성분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며 “미국에서 문제가 된 폐 질환의 경우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마 성분인 THC를 섞어 썼을 때 발생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또 쥴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릴 베이퍼’를 판매하는 KT&G도 “정부의 조사결과를 지켜보고 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치가 나온다면 충실히 따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강력한 사용중단 권고조치에 국내 관련업계에서는 최근 인기가 많아진 액상형 전자담배의 인기가 조금은 시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이에 따라 액상형 전자담배에 잠시 주춤했던 궐련형 전자담배가 다시금 대체품으로 수요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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