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기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4차 산업혁명 시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퍼스트 무버’로 앞장 서기 위해서는 주52시간제 등 경직된 법적용에서 탈피하고 혁신을 저해하는 규제를 선진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위)는 2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정부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4차 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했다.

4차위는 지난해 11월 2기가 출범한 이후 민간위원 중심으로 13개 작업반을 구성, 100여명의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했다. 이번 대정부 권고안은 지난 10월 8일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같은 달 10일 4차위 전체회의 심의·의결 후 일부 보완을 거쳐 이날 공개됐다.

4차위 관계자는 “이번 권고안은 4차 산업혁명의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국민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필요한 정부의 역할과 정책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높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의 주체인 ‘인재’를 육성하고, 그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도록 주 52시간제 등 노동제도 개선, 대학 자율화, 산업별 맞춤형 지원 등 정부의 충실한 지원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차위는 최근 인공지능(AI)과 과학기술의 유례없이 빠른 발전으로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쟁의 룰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주요 환경 변화로 인식했다.

AI가 인간의 인지적 영역까지 진입하는 등 경제·사회가 변혁하여 기존의 방식이 유효하지 않는 등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플랫폼 서비스 등으로 대부분의 산업과 일자리가 글로벌 경쟁에 노출되어 경쟁력이 낮은 산업은 도태되고 일자리도 상실될 우려다.

특히 4차위는 경쟁의 핵심 요소가 ‘토지, 노동, 자본’에서 ‘데이터, 인재, 스마트자본’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중 인재는 전통적 노동자와 다르게 생산 수단을 소유하고 시간이 아닌 성과로 평가받으며 도전을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4차위는 ‘현명한 시행착오’와 ‘끊임없는 도전’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고 변화와 혁신의 주체인 ‘민간’을 조력하는 정부의 역할을 강화할 것을 기본적인 원칙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이 원칙으로 사회, 산업, 지능화 기반 혁신 분야별 권고안을 제시했다.

먼저 사회혁신 분야에서는 정부가 혁신과 성장을 이끄는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노동, 교육, 사회보장 제도를 혁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주 52시간제의 일률적 적용 등 경직된 법적용에서 탈피해 다양화하는 노동형태를 포용할 수 있도록 노동 제도를 개선하고 대학의 다양화와 재정 및 의사결정의 자율권 강화를 통한 고등고육 개혁으로 혁신 인재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인재들이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할 수 있는 ‘혁신적 포용사회’ 구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산업혁신 분야에서는 ‘6대 전략산업’의 혁신을 활성화하기 위해 산업분야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4차위는 지능화혁신으로 경제효과가 큰 5개 분야(바이오헬스, 제조, 금융, 스마트도시, 모빌리티·물류)와 미래비전 차원에서 농수산식품을 6대 전략 분야로 선정했다. 산업별 지능화 혁신이 촉진될 수 있도록 혁신을 저해하는 규제를 선진화하고 조력자로서의 정부 역할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지능화 기반 혁신 분야에서는 산업혁신과 사회혁신의 기반이 되는 ‘기술-데이터-스타트업생태계’의 혁신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데이터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용 기반을 구축하고 정보 활용을 저해하는 ‘망분리’ 정책을 개선하는 등 사이버보안 정책방향을 대전환하며 암호자산의 법적 지위 마련 등을 포함하여 혁신을 선도하는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 혁신 및 행정적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장병규 4차위 위원장은 중국이 지난 200여년간 3차례의 산업혁명 기회를 놓쳐 경제발전이 더뎠다고 지적한 북경일보의 한 기사를 언급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가 먼저 ‘바꾸지’ 않으면 ‘바뀌게’ 될 것”이라며 “선도국과 격차가 크지 않은 지금, 새 시대의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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