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대표의 사업염원이었던 남산한옥호텔 건립사업이 최근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남산한옥호텔은 지상 2층으로 다음 달 착공에 들어갈 전망이다. 완공 목표는 2025년이다. 한옥 호텔이 완공되면 서울 시내에서 대기업이 운영하는 첫 전통호텔이 된다.
이 대표는 지난 10년 동안 남산한옥호텔 건립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건축심의에서 번번이 실패했지만 지난 10월 22일 서울시는 남산한옥호텔 건축심의를 통과시켰다. 이 대표의 입장에서 남산한옥호텔 건축은 의미가 크다.
이 대표는 한옥호텔을 이루어내기까지 안팎으로 많은 풍랑이 있었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상에 누운지 5년이나 됐고, 남편 임우재와의 이혼 소송도 있었다. 무엇보다 힘든 나날을 보내면서 이루어낸 한옥호텔이기에 그 성과과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남산한옥호텔은 한국적 미(美)를 살린 호텔로 국내에선 첫 번째 사업이다. 중요한 것은 신라호텔이 남산한옥호텔을 지으면서 외관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바꿔야 할 것들도 있다는 점이다. 신라호텔이 한국에서 호텔사업을 벌인지 46년이나 됐다. 그동안 숱한 사건이 있었지만 이부진 대표가 직접 피해자에게 사과까지 한 사건이 9년 전 벌어진 ‘한복 입장금지’ 사건이다.
이 대표는 이 사건으로 신라호텔의 정체성 문제로까지 불거져 곤혹을 치뤘다. 이 사건은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씨가 신라호텔 뷔페레스토랑 '파크뷰'를 찾았다가 ‘한복착용자는 입장금지’라며 출입을 거부당한 사건이다. 이와 함께 당시 일본 자위대 50주년 창립기념식이 서울의 한복판에 있는 신라호텔에서 열렸다는 것과 기모노 입은 여성들이 신라호텔에 입장했던 일이 함께 오버랩 되면서 신라호텔의 정체성 문제로까지 불거졌다.
이 회장은 한복입고 입장을 거부당한 이혜순 한복디자이너에게 직접 사과했다. 당시 기사를 보면 “일본 자위대 창립 50주년 기념식 열어주고 기모노 출입허용”, “한식당 없애고, 한복 입장 금지시킨 신라호텔...누구냐 넌” 등 신라호텔의 한국적 정체성이 모호함을 지적하는 기사는 뼈 아펐다.
앞으로 변화될 신라호텔의 모습에 자못 기대가 된다. 그러나 외관만 한국식으로 바꾸지 말고 우리 것을 더 소중히 여기는 마음도 필요해 보인다. 고객 최접점에서 있는 직원들도 한국적 사고에 국제적 마인드를 갖고 그 위상을 떨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