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로셔틀. (사진=유한일 기자)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핸들과 액셀러레이터가 없는 자율주행 미니버스가 일반도로를 달렸다. 경로에 맞게 스스로 차선변경도 하고 앞 차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옆 차가 급하게 끼어들면 스스로 위험을 인지해 급제동해 추돌을 피했다.’
2일 오후 2시40분 ‘제3회 판교 자율주행 모터쇼(PAMS)’ 시승회 현장에서 자율주행차 ‘제로셔틀’이 승객을 태우고 서서히 움직였다.

제로셔틀은 경기도가 차세대융합기술원에 의뢰해 개발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다. 레벨4는 차량 스스로 모든 상황을 판단하고 움직이는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를 뜻한다. 총중량은 2785kg으로 겉모습은 흡사 케이블카에 네 바퀴를 달아놓은 것처럼 보인다. 후륜구동 방식이며 엔진 대신 100% 전기모터로 움직인다. 타이어는 일반 18인치 승용차타이어를 사용했다.

제로셔틀 내부는 모두 플라스틱 재질로 이뤄져 있다. 물론 자율주행차이기 때문에 핸들이나 액셀러레이터, 브레이크 등과 같이 수동 운전에 필요한 장치는 없다.

제로셔틀에는 통합관제센터와 교통신호정보, GPS 위치보정정보신호, 주행안전 정보 등을 무선으로 주고 받을 수 있는 V2X(차량-사물간 통신)가 구축돼 있다. 차량에 장착돼 있는 센서가 정밀지도와 주변환경 등을 분석해 자율주행이 가능케 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판교 아브뉴프랑부터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까지의 구간을 제로셔틀을 타고 이동할 수 있는 ‘셔틀서비스’가 진행됐다. 제로셔틀의 최대 탑승인원은 11명이지만 안전문제로 4~5명씩 탑승이 이뤄졌다.

기자를 포함해 4명의 승객을 태운 제로셔틀이 서서히 왕복 8차로 일반도로에 들어섰다. 제로셔틀은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갓길에 마련된 승차장에서 도로 중간으로 진입할 때는 안전문제로 수동으로 주행됐다. 제로셔틀 뒤에는 호위차량이 따라붙었다.

▲ 제로셔틀 주행모습. (사진=유한일 기자)

제로셔틀이 일반 자동차와 혼재된 2차선에 진입하자 기자는 막연히 불안감이 들어 고개들 좌우로 돌리며 주변을 살폈다. 하지만 긴장도 잠시. 제로셔틀은 매끄러운 주행을 선보이며 기자의 불안감을 ‘제로’로 만들었다.

이날 제로셔틀은 최고속도 시속 25km로 달렸다. 앞차와의 간격을 맞춰 속도를 조절하고 차선을 변경할 때는 주변환경을 확인해 자연스럽게 이동했다.

출발 후 10분 정도 지났을 때 좌회전 구간을 통과하던 제로셔틀 앞에 옆에서 주행하던 차량이 급하게 끼어들었다. 제로셔틀은 몸이 쏠릴 정도로 속도를 줄이며 추돌을 피했다. 웬만한 베테랑 운전자도 위협을 느꼈을 만한 상황이었지만 제로셔틀은 무사히 사고위험을 넘겼고, 안전거리가 확보되자 다시 부드럽게 운행을 시작했다. 제로셔틀이 정해진 시승구간을 주행하는 데는 약 15분이 소요됐다.

현재 제로셔틀은 상용화를 위해 기술력·안정성 강화에 돌입했다. 기존에는 차량에 장착된 센서로만 판단해 운행됐으나, 통합관제센터와 영상 센서, 동작감지 센서의 연동으로 대처능력을 높였다. 또 사물인터넷(IoT) 센서인 ‘보행자 케어’를 운행구간 내 모든 횡단보도에 장착해 신호등 적신호에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도 파악해 셔틀이 대비할 수 있게 했다.

▲ 자율주행 시승을 마친 승객들이 차량에서 내리는 모습. (사진=유한일 기자)

한편 경기도가 주최하고 차세대융합기술원, 킨텍스가 주관하는 판교 자율주행 모터쇼는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새로운 경기, 자율주행을 꿈꾸다’란 주제로 열린 올해 행사는 1일부터 3일까지 자율주행 산업 혁신 클러스터 판교 제1, 2테크노밸리 일원에서 진행된다.

행사 관계자는 “제로셔틀은 일반 도로환경에서 운행하는 국내 최초 자율주행차인 만큼 자율주행차의 현재 모습과 미래 발전 방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시승 행사를 통해 자율주행 산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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