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간 열악 번호판 복원 장면. (사진=ETRI 제공)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흐릿하게 찍힌 사진 속에서 차량번호를 뚜렷하게 복원해 판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범죄 예방, 주차 관리 등 스마트 치안 및 생활 안전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인공지능 차량번호 복원 솔루션 `차량번호판 복원기술(NPDR)'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특히 NPDR은 7일 제주시 첨단과학기술국가산업단지에서 ‘인공지능 vs 사람: 열악한 차량번호판 식별 챌린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결에는 경찰대학교 치안정책연구소가 실제 CCTV에 촬영된 차량번호판을 활용해 15문제를 출제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차량 모델과 앞자리가 가려진 뒤 4자리 숫자 만을 맞추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약 100분 동안 진행된 본 챌린지에서 ETRI의 NPDR 솔루션은 100점 만점 중 82점을 기록해 사람 최고 점수보다 21점 앞서며 우승을 차지했다.


대결에 참가한 제주 영주고 장현서 학생(18세)은 “인간의 감각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사진도 AI는 높은 정확도로 판별하는 것을 보고 무척 놀랐다”며 “영화에서 희미한 번호판을 자동으로 선명하게 만드는 마법이 나오던 것처럼 ETRI 기술이 실생활에 빠르게 적용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인공지능 모델 간 경쟁하는 방식을 통해 만들어진다.


데이터를 학습해 거짓 데이터를 생성하는 모델과 이를 감별하는 모델이 서로 경쟁하면서 학습을 통해 점점 더 실제에 가까운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이 같은 방법으로 연구진은 미리 다양한 각도에서 찍힌 흐릿하거나 깨진 사진을 학습시켜 명확한 숫자를 도출해냈다.


덕분에 사람이 보기에는 알기 힘든 사진에서도 인공지능은 확률이 높은 숫자를 빠르게 분석해 알려준다.


이날 행사는 본 기술 개발을 총괄한 ETRI 정보보호연구본부 김건우 신인증·물리보안연구실장의 영상 인공지능 관련 특강으로 시작해 번호판 식별 대결 이후 결과를 두고 참여자들과 토론을 나누는 시간도 이어졌다.


김 실장은 “본 AI 기술을 통해 수동적이고 직관에 의존했던 기존 방식보다 훨씬 신속하고 정확하게 범죄 용의차량을 검거할 수 있도록 검색 범위를 좁히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기술은 경찰청 및 보안감시, 주차관리 업체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경찰청 소속 전문가들이 일주일 간 사진 편집, 영상 응용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도 알아내기 어려운 변호판 정보를 NPDR이 10분 만에 분석해서 알아내기도 하였다.


이로써 연구진의 기술은 수사 과정에서 판단을 보조하고 차량을 식별하는 등 차량 정보를 제공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활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경찰대학교 치안정책연구소 권태형 연구관도 "ETRI가 개발한 AI 기술은 차량번호판 분석 시간을 크게 줄이고 정확도를 높일 수 있어 경찰 수사와 추후 스마트 치안 실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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