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인민망의 흑사병 보도.

투데이코리아=이지현 기자 | 중국에서 ‘흑사병(페스트)’ 확진 판정자가 나왔다. 흑사병은 중세 유럽에서 25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감염병이다. 멀지 않은 나라에서 흑사병이 발생함에 따라 국내 유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일단 우리 보건당국은 “유입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13일 중국 인민망(人民網) 등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베이징에서 흑사병 환자 2명이 발생했다. 이들은 지난 3일 고열·기침 등의 증세가 심해 베이징 차오양구의 차오병원으로 이송됐고, 전문가들의 진단을 거쳐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환자들의 감염 경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흑사병은 쥐에 기생하는 벼룩이 사람을 물어 ‘예르시니아 페스티스’라는 병원균을 옮길 때 발생한다. 환자 또는 사망자 체액에 접촉하고나 호흡기 전파도 가능하다. 14세기 유럽에서는 흑사병으로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2500만명을 사망케 했다.

현재 흑사병은 마다가스카르(전지역)과 콩고민주공화국(이투리주)에서 유행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2012년 마다가스카르에서 총 256건의 발병 사례가 보고됐고, 이 중 60명이 사망했다. 2017년에도 흑사병으로 27명이 숨졌다. 마다가스카르는 검역오염 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현지 방문자는 귀국시 건강상태질문서를 검역관에게 제출해 신고하도록 돼 있다.

중국 방역 당국은 전염 차단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국내 유입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에서 확진 판정자가 나오자 질병관리본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국내 유입 가능성은 낮으나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중국에서 흑사병 확진 환자 발생이 보고됨에 따라 신속위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국내 유입 가능성은 낮아 감염병 위기경보는 ‘관심’ 단계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대응조치 측면에서는 국내 흑사병 환자 유입시 치료를 위한 항생제가 충분히 비축돼 있는 등 현 단계에서 대응 역량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상황변화에 대해 중국 보건당국 및 세계보건기구(WTO)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가동해 발생상황을 주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흑사병은 평균 1~4일이 지나 증상이 나타난다. 발열, 오한, 두통, 전신 통증, 허약감, 구토 및 오심 등의 임상 양상을 나타낸다.

흑사병은 감염돼도 2일 이내에 발견해 항생제를 투여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유행지역 여행 후 발열, 오한, 두통 등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나 보건소레 연락해 조기진단과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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