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서초사옥. (자료사진)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국내 30대 그룹의 올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작년과 비교해 ‘반 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삼성그룹과 SK그룹의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유일하게 같은 기간 1조 원 이상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부영 제외) 내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272개 계열사의 올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19조9406억 원, 49조264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7%(15조9214억 원), 영업이익은 50.5%(50조1765억 원)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투자(유형자산 및 무형자산 취득액, R&D는 제외)는 65조1651억 원에서 54조3264억 원으로 16.6%(10조8387억 원) 줄어들었다.

30대 그룹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반도체 업황 부진의 영향이 가장 컸다.

삼성그룹과 SK그룹 두 곳의 영업이익 감소액만 각각 28조8793억 원(-68.8%), 15조4687억 원(-65.7%) 등 총 44조3480억 원으로 전체 그룹 감소액의 88.4%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이 10조 원 이상 감소한 그룹은 이들 두 그룹 뿐이다.

이어 LG가 2조1845억 원(-50.1%), 한화가 1조6046억 원(-64.7%), GS가 1조1348억 원(-32.7%) 등이 1조 원 이상 감소했다.

반대로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12곳으로 조사됐다.

공격적인 신차 투입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조6004억 원에서 올해 5조4490억 원으로 1조9495억 원(51.3%) 증가했다. 1조원 이상 증가한 곳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이어 농협이 4325억 원(53.7%), 효성이 2390억 원(136.2%), 영풍이 2202억 원(56.0%), KT&G가 1277억 원(16.8%), 교보생명보험이 1136억 원(14.4%) 등의 순이었다.

기업별 영업이익 감소액이 큰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각각 26조8032억 원(-74.1%), 14조3428억 원(-88.3%) 줄어 1, 2위를 차지했다. 삼성생명도 1조2883억 원(-67.4%) 줄었다.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기아자동차로 지난해 1621억원에서 올해 1조1865억 원으로 1조244억 원(631.8%) 급증했다. 현대자동차 역시 279억 원에서 9213억 원으로 8934억 원(3199.1%) 늘었다.

30대 그룹의 투자 규모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축소됐다.

30대 그룹의 올 3분기 누적 투자액은 54조3264억 원(유형자산 취득액 48조4578억 원, 무형자산 취득액 5조8687억 원)으로 지난해(65조1651억 원) 대비 16.6%(10조8387억 원) 감소했다.

이 중 설비투자 등 유형자산 취득액은 1년 새 11조4376억 원(19.1%) 줄어든 반면, 무형자산 취득액은 5689억 원(11.4%) 늘어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몇 년 간 전체 투자를 주도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이 투자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투자를 크게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