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충식 기자 | 올해 3월 말부터 시작해 대규모로 확산된 홍콩 시위가 한층 격렬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홍콩 사태의 주된 이유는 홍콩 정부가 지난 4월 3일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홍콩은 중국의 영토이지만 120여년 전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패하고 홍콩을 영국이 100년간 다스리는 조건으로 홍콩을 내 줬다. 중국과 홍콩의 차이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홍콩은 영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성장했다. 사상과 경제, 삶에서 자유롭게 산 홍콩은 ‘아시아의 떠오르는 4대 용’으로 성장했다. 반면 중국은 사회주의의 대표 국가로 성장했고, 식민 통치가 만료된 홍콩이 영국령에서 중국으로 반환되는 과정에서 한편으로 겪을 수 밖에 없는 성장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의 홍콩 사태를 보면 폭력사태가 난무하고 중국 본토에서 군인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여 불안함이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홍콩에 거주하면서 이공대에서 석사과정을 하고 있는 Joanne Bae(여, 29세)씨와 18일 오후 5시 20분부터 53분까지 33분 가량 SNS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하다체로 정리했다. <편집자 주>

 

김충식 편집국장(이하 김 국장) : 먼저 본인의 상태가 어떤지 제일 궁금하다. 안전한가?
Joanne Bae(이하 Bae) : 안전하다. 회사도 출근했고, 멀리사는 직원들은 미리 퇴근했다. 다만 지하철 역 몇 곳이 닫혀서 이용할 수가 없다.

 

김 국장 : 지하철 역이 닫힐 정도면 무척 심각한 상황 아닌가?
Bae : 상황이 진정될 것 같진 않다. 지금 침사추이역은 닫혔다. 최루탄 가스를 역 앞에 던져서...

 

김 국장 : 홍콩의 현재 상태는?
Bae : 여기 사태는 너무 심각하다. 이공대는 내가 파트타임으로 석사하고 있는 대학교인데 이곳이 지금 뉴스에 나오고 있다.

◆ 홍콩상황 매우 심각... 의료진들도 잡아가

 

 
▲ 교민이 제공한 사진. 의료진이 경찰한테 손이 뒤로 결박당한채 체포되어 있다.
 
 
 
김 국장 : 80년대 우리나라를 보는 것 같다.
Bae : 의료진들도 잡아가고 있다. 원래 의료진들은 경찰한테 체포대상에서 제외인데도 불구하고 그냥 다 체포해 가고 있다. 손을 묶어서... 그래서 캠퍼스에 남아있는 학생들은 안나오고 있다.

 

김 국장 : 의료진도 체포한다고? 그럼 학생들은 아예 못나오고 있는 것인가?
Bae : 학생들은 3일동안 캠퍼스에 갇혀 있다고 한다. 솔직히 지금은 어느 한쪽이 잘했다고 하기 힘들다. 이젠 양쪽 상황을 다 보게 되니, 경찰도 과잉진압과 법을 어기기까지 하면서 강경대응하고 있다. 시위대도 너무 막무가내로 기물 파손하는 걸 보면 양쪽 다 잘못한게 있고 서로가 서로를 폭력으로 이길려고 하는게 보여서 더 안타깝다.

 

김 국장 : 교민들은 안전한가?
Bae : 다들 위험지역에서 피해 다니면 대체로 안전한 편이다.

 

김 국장 : 제일 위험한 지역은 어디인가?
Bae : 내가 다니고 있는 침사추이가 제일 위험하다. 이공대.

 

김 국장 : 이공대 침사추이에 주동자들이 많은가? 이유가 뭔가?
Bae : 위험 지역이 늘 바뀌어서 그날 시위를 어디에서 하는냐에 달려있다. 지금은 이공대가 주말부터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이랑 대치하면서 캠퍼스에 있는 학생들 도와주려고 침사추이에서 시위대들이 진입할려다 경찰에 제지받아서 침사추이와 이공대가 제일 위험하다. 지금까지 위험했던 지역들은 대부분 홍콩섬이 좀 더 많았다. 커즈웨이베이, 완차이, 어디미랄티, 센트럴은 매주 사건사고가 났다. 내가 있는 센트럴도 위험해서 지난 주는 조기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았다. 특히 센트럴 점심 시위는 지난 주 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직장인들도 회사에서 나와서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시위하고 있다. 지난 주 화요일에는 시위하다가 (경찰이) 최루탄을 던져서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던 일반 시민들도 봉변을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인들의 점심 시위는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다.

 

김 국장 : 교민들 중 피해를 입었다는 사람도 있나?
Bae : 주변에선 아직은 없다. 다행히도... 몇몇이 최루탄 가스를 마셔서 다른 곳으로 뛰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다. 하지만 크게 다치거나 경찰한테 잡혀 문제가 됐다거나 하는 일은 없는 것 같다.

 

김 국장 : 시위가 시작되거나 하면 이동도 힘들텐데 어떻게 이동하나?
Bae : 홍콩사람들이 엄청나게 효율적(?)이어서 실시간 뉴스가 바로바로 뜬다. 현지인뿐만 아니라 교민들은 “HKmap.live”를 통해 위험지역과 경찰들과의 충동로 사건사고가 어디서 일어나는지 실시간으로 지도에 표시하고 이를 통해 이 지역을 비켜서 이동한다. 그리고 실시간 방송 “FreeHKLive”를 통해 늘 밖에선 2개의 채널을 통해 안전하게 이동한다. 이런 리소스가 있어서 덕분에 안전하게 다니고 있다.

 

김 국장 : 홍콩의 시위가 일단락되고 안정화 될 때까지 교민의 안전이 최우선이 되어야 할 것 같다. 본인도 안전하길 빈다.. 다음 번에 또 인터뷰를 진행했으면 좋겠다. 고맙다.
Bae : 고맙다.

 

인터뷰를 마치고 기사 작성 중 이공대를 탈출하려던 시위대 가운데 4백여 명이 경찰에 체포됐다는 속보가 들어왔다. 부디 이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고 더 이상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그리고 홍콩에 거주하는 교민들과 홍콩 시민들이 안전하길 바라는 마음 그지없다. <정리 김충식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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