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3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자리에 누워 단식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충호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텐트를 치고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며 지난 20일부터 지속된 단식 농성을 이어갔다.

지난 23일 오전 청와대로부터 100m 가량 떨어진 사랑채 앞에서 밤을 지샌 황 대표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으로 이동해 투쟁을 지속했다.

최근 황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10시15분께 찾아와 "주무시지도 못하고 식사도 못하시고 건강이 많이 안 좋으실 것 같은데 어떡하느냐"며 "날이라도 좀 따뜻해야 하는데… 곧 또 추워진다고 하는데 드릴 말씀이 없다"고 우려를 전했다.

이에 황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목소리로 "저를 위해 여기까지 나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서울 광진을을 놓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경쟁을 펼치고 있는 오 전 시장에게 "힘든 곳에서 고생하신다"고 격려했다.

오 전 시장은 이에 "요즘 좀 변수가 생겨서…'추미애 법무부 장관설'이 있어서 좀 어수선하기도 하다"며 "아무튼 큰 결심하셨다. 건강 조심하시라"고 전한 뒤 자리를 떠났다.

앞서 오 전 시장은 황 대표의 단식돌입 전날인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 의원이 차려준 밥상도 걷어차고 타이밍도 놓치고 기회를 위기로 만드는 정당"이라며 황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한 바 있다.

또 이날 단식 농성에 앞서 오전 6시께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나경원 원내대표가 황 대표의 철야농성 텐트를 찾았다.

나 원내대표는 황 대표를 만나 우선 전날 조건부 연기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언급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한일 갈등을 지소미아 문제와 연계시킨 것에 대해 미국의 우려가 굉장히 크지 않았느냐"며 "이러한 미국의 우려와 대표님의 구국 단식, 국민들의 저항으로 문재인 정권이 조건부 연기 결정을 내려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방미는 성과가 있었다. (다만) 지소미아 중단 결정이 앞으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며 "미국을 방문해 많은 국민들이 한미동맹을 중요시한다는 것과 대표님의 의지도 잘 전달하고 왔다"고 전했다.

또 황 대표는 "지금 의원들의 관심사가 무엇이냐"며 나 원내대표에게 현안을 물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예산안 처리 등을 언급하며 "내일 오전 이곳에서 의원총회를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황 대표는 "지소미아는 (종료 연기를 이끌어냈다고) 자랑하면 안 되고 팩트를 정확하게 전해줘야 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에 동감하며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 문제로 굉장히 신뢰를 잃어버린 것 같다. 그런 것이 결국 방위비 협상에 있어서도 안 좋은 기제로 작용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도 황 대표를 찾을 예정이었지만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황 대표는 이불을 덮고 눈을 감은 채 현재까지 농성을 지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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