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다.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서울특별시 산하 기관인 서울산업진흥원(SBA) 장영승 대표가 관용차를 반납하고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와 이용 계약을 맺었다. 장 대표는 이번 조치로 연 4000만 원의 세금을 절감했다고 밝혔지만, 택시업계는 타다가 재판 중인 점을 들어 “사법부를 압박하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25일 언론보도와 택시업계 등에 따르면 장 대표는 지난달 말 타다 운영사인 VCNC와 ‘타다 비즈니스’ 계약을 체결했다. 타다 비즈니스는 타다가 지난 8월 선보인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다. 공공기관을 포함해 정부 관련 조직에서 승차공유 플랫폼 서비스로 기관장 차량을 대체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서울산업진흥원은 관용차 반납 사유를 ‘수행기사의 근로시간(주52시간) 운영에 대한 제약’과 ‘정규직으로 운영하고 있는 수행기사의 업무 재배치를 통한 효율적 인력운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장 대표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저는 얼마 전 관용차를 반납하고 수행기사의 보직을 바꿔줬다”며 “주로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을 사용하고, 피치 못할 때는 타다를 사용하기 위해 타다 비즈니스를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 대표는 “이를 통해 서울산업진흥원은 연 4000여만 원의 시민의 세금을 절감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 서울산업진흥원 장영승 대표 페이스북.

이 소식이 알려지자 그간 타다와 갈등을 빚어온 택시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 관련 조직이나 기관의 대표가 검찰의 기소로 재판을 앞두고 있는 타다를 이용하는 것은 사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택시업계는 지적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개 단체는 지난 22일 성명서를 내고 “관용차에 불법 유사택시 영업 중인 타다를 계약한 것은 불법을 편들기 하는 것 뿐”이라고 비판했다.

택시업계는 장 대표가 SNS 게시글 마지막에 “이재웅 대표 힘내라고 이 글을 쓴다”라고 덧붙인 것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법을 편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재웅 대표는 VCNC의 모회사 쏘카 대표를 맡고 있으며 장 대표와 함께 벤처 1세대로 통하고 있다.

택시 4개 단체는 “타다를 도입해 4000만 원의 세금을 절감했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불법과 손잡고 세금을 아낀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라며 “기관을 대표하는 관용차로 타다를 사용한다는 것은 이를 독려하는 것과 같은 상징적 의미와 영향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산업진흥원이 불법과 손잡고 택시산업 일자리를 파괴하고 서울시 여객운송 질서를 교란다는 데 일조해 서울시 경제발전을 휘청거리 게 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장 대표가 즉시 불법 편들기를 중단하고 공식 사과는 물론, 타다와 계약을 해지할 것을 요구한다”며 “서울시 출연기관 기관장의 입장을 잊은 채 타다와 계약을 고집하는 것은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는 악수라는 것을 명심하고 갈등 해결에 적극 나서기 바란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