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 (자료사진)

투데이코리아=김충호 기자 | 최근 '노예계약'을 맺은 것으로 논란을 일으킨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의 한국 리그 LCK(LOL Championship korea) 그리핀 구단의 카나비(본명 서진혁)가 FA(자유계약) 신분을 획득했다.
이에 대해 28일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카나비 선수가 노예계약으로부터 완전 해방됐다"며 "카나비는 스무살 우리들이 모여 해낸 일이다"고 자축했다.

하 의원은 그리핀 구단이 미성년자 신분인 카나비 선수를 노예계약이라고 불릴만큼 불공정 계약을 맺은 뒤, 중국 징동 게이밍의 이적을 강요, 협박하고 거액의 이적료를 챙겼다는 의혹을 받아 의원실을 통해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카나비 선수의 이적 계약서를 작성한 법무법인의 직인 날조와 불공정 계약 문건들을 확인했다.

특히 △연락 두절 시(상당 기간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 포함), 게임단이 마음대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선수는 ‘5000만 원+그동안 지급한 모든 돈’을 지급한다. △선수가 병원 등에 연속으로 30일 이상 입원해 정상적인 선수 활동을 할 수 없게 되면, 게임단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이후 선수는 1년간 유사한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선수 기량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게임단이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등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카나비 선수가 받았던 연봉은 2000만원 수준으로 최저임금 수준의 금액이었다.


▲ 그리핀구단으로부터 노예계약을 맺고 이적 협박을 받았던 카나비(서진혁) 선수. 지금은 FA(자유계약) 신분을 얻었다.
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카나비 선수가) FA 소식이 늦어진 이유는 사정이 있었다"며 "선수도, 부모님도 몰랐던 구단 측 에이전트의 존재로 무슨 이면계약을 맺었는지 아무도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핀이 카나비를 풀어준다고 완벽한 FA 신분이 되는 것은 아니었기에 카나비가 이적하기로 된 징동게이밍 측도 상황을 이해하고 계약을 파기시켰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일전에 말했던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그리핀'에 대한 조치다. LCK의 운영사인 라이엇 코리아는 그리핀의 경영진을 다음 시즌인 올 3월 전까지 모두 갈아치우지 않으면 시드권을 박탈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리그사무국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가장 큰 징계"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그리핀은 노예, 사기계약 의혹에도 반성은커녕 거짓말을 일삼았고 국민청원이 20만을 돌파하고 의원실발 증거들이 계속 공개되자 마지막 순간 잘못을 인정했다"며 "때는 늦었다. 다시는 구단 운영에 관여할수 없다. 수사에 적극 협조해서 e스포츠 팬들에게 속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내부고발자였던 김대호 전 그리핀 감독의 '무기한 출장 금지' 징계 처분 유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리핀 사태의 시작은 내부고발자인 김 전 감독의 폭로가 있어서 세상에 알려졌다.
김 전 감독은 그리핀 구단과의 불화, 카나비 노예계약 및 이적 협박 등에 대해 내부 고발을 했으나 라이엇 코리아는 김 전 감독의 '폭언 및 폭행'을 이유로 무기한 출장 금지 명령을 내린바 있다. 이는 이적 협박과 강요 의혹을 받고 있는 그리핀 전 조규남 대표가 받은 무기한 출장과 같은 수준의 징계였다.

하지만 GPI(Global Penalty Index, 국제 징계 목록)에 따르면 폭언 및 폭행들의 사유로는 최소 3개월, 최대 10개월의 징계 수준으로 정해져 있는데다 폭행과 폭언의 수준이 그리핀 선수 몇 명의 증언으로만 이뤄졌다는 점에서 팬들에게 큰 비판을 받았다.


▲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그리핀사태 조사 촉구와 내부 관계자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6일만에 20만명을 돌파, 청와대 공식 답변을 받게됐다. (국민청원 캡처)
이어 "내부 폭로자에게 보복성 징계를 준거나 다름없다"는 여론이 생겨났고 지난 20일 국민청원의 불을 당기는 방아쇠가 됐다.

하 의원은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복성 징계 조치라는 비판이 유효했다. 김 전 감독이 아무리 잘못했더라도 그리핀이 저지른 죄의 무게와 동일시 되선 안된다"며 "라이엇도 이를 인지하고 최종 판단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분이 끝까지 관심가져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카나비 구출 작전은 끝났지만 국회의원의 본연의 임무는 아직 남아있다"며 "제2의 카나비가 나오지 않도록 시스템을 뜯어 고치기 위해 이른 시일 내 관계부처와 협의해 토론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 의원은 "LCK의 이번 시즌 키워드는 '스무살 우리'다. 스무살 우리들의 힘이 e스포츠 판을 바꿨다. e스포츠업계가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신뢰를 얻기를 바란다"며 "여러분들이 나서지 않았다면 스무살의 카나비들은 어른들의 불공정 늪에 갇혀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하 의원은 "카나비는 바로 20대 여러분들이다. 연봉 2000만원에서 시작한 연습생 카나비의 모습에 저는 20대 청년 약자를 보았다"며 "카나비 구출 작전은 20대 여러분들의 꿈이 한국사회 불공정 질곡 속에서 해방시키는 것이다. 20대 여러분도 어깨를 펴고 훨훨 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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