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펭수의 유튜브 채널인 '자이언트펭TV' 캡쳐.

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유튜브를 시청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캐릭터 ‘펭수’. 펭수는 ‘자이언트 펭TV’라는 유튜브 채널에서부터 시작해 이제는 각종 정부부처의 러브콜은 물론 유통업계, 금융업계에서도 섭외 0순위가 됐다. 송가인과 BTS(방탄소년단)을 제치고 올해의 인물 1위에 오르기도 한 펭수는 올해 그 누구보다도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펭수의 몸값은 약 5억이다. 어마어마한 몸값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기꺼이 낼 테니 펭수와 콜라보 한 번만 하자’는 분위기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펭수 얼굴 한번 보려는 기업은 줄을 섰지만, 펭수의 스케줄은 이미 12월 말까지 꽉 차있다.

◇ 속 시원한 ‘펭수’에 열광하는 2-30대
펭수는 EBS 연습생으로 BTS와 같은 슈퍼스타가 되기 위해 남극에서 헤엄쳐 온 펭귄이다. 나이는 올해로 10살, 성별은 없다. 유튜브 초반만 해도 펭수는 같은 소속사 선배인 ‘뽀로로’의 인기를 뛰어넘는 게 목표라고 밝혔으나 이미 뽀로로는 뛰어넘은 지 오래다.

프로필만 봤을 때는 평범한 캐릭터에 지나지 않는 펭수의 매력은 대체 무엇일까. 우선 펭수의 유튜브 채널인 ‘자이언트 펭TV’에 들어가 보면, 댓글을 쓴 시청자 중 어린이의 비율이 매우 낮음을 알 수 있다. 이 채널의 주 시청자층은 2-30대다.

시청자들은 펭수의 많은 매력 중 하나로 속 시원한 펭수의 말발을 꼽는다. 기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캐릭터들이 바른말, 고운말을 하며 착한 이미지를 가졌다면 펭수는 거침이 없다. 실제로 펭수는 시도때도 없이 EBS 김명중 사장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가 하면, 외교부 건물 앞에서 강경화 장관을 마주치고 “여기 짱이 누구에요?”라고 묻기도 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꼽는 펭수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펭수는 “힘든데 힘내라고 하면 힘이 납니까?”하고 되묻는 당돌함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에 펭수의 팬들은 펭수를 두고 ‘직장인의 대통령’이라고 부른다.

이와 함께 펭수의 유튜브 채널은 순식간에 구독자 100만 명을 넘어섰다. 심지어 올해 화제가 됐던 인물을 꼽는 ‘올해의 인물’에서 송가인, BTS, 손흥민 등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 펭수의 유튜브 영상에 댓글을 단 방송사, 기업 등의 공식 계정. (사진=자이언트펭TV 유튜브 캡쳐)
◇ 유통업계 “펭수와 콜라보, 어떻게 안될까요?”
갑작스럽게 대세가 된 펭수의 인기에 유통업계에서는 10살 펭귄 모시기에 바빠졌다. 펭수를 잡는 것이 곧 대박이 된 셈이다.

현재 광고업계에 알려진 펭수의 1년 기준 광고 모델료는 2억 원에서 5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또한 펭수가 기업 제품을 사용하는 동영상 콘텐츠 1편을 제작해 유튜브에 게재하는 형태의 광고비는 5000여만 원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높은 모델료에도 유통업계에서는 10살짜리 펭귄을 잡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선 유통업계에서 운 좋게 펭수를 먼저 선점한 빙그레와 스파오는 활짝 웃게 됐다. 펭수는 지난 7월 ‘자이언트 펭TV’에 ‘손흥민 슈퍼콘 댄스 챌린지’에 지원했으나 떨어졌다는 영상을 올렸다. 시간이 지나 펭수의 인기가 치솟자 빙그레는 재빨리 펭수를 잡았다. 빙그레는 펭수가 앞서 ‘슈퍼콘 댄스 챌린지’에 지원했던 것에 이어 슈퍼콘 광고 모델로 기용할 예정이다.

이어 이랜드의 SPA브랜드 ‘스파오’도 펭수와 협업을 성사시켰다. 스파오는 EBS와 협의해 펭수 이미지가 들어간 의류와 파자마, 잡화류 등의 상품을 곧 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펭수와의 콜라보 상품은 이달 1차 상품을 출시한 뒤 내년 1월 전체상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스파오가 협업을 진행한 ‘겨울왕국’, ‘해리 포터’ ‘토이 스토리’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거의 동등한 조건으로 계약했다”고 말했다.

정관장도 얼마 전 펭수와 광고를 찍는데 성공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KGC인삼공사는 펭수와 계약을 맺고 EBS 사옥에서 광고 촬영을 진행했다. 해당 광고는 오는 1월에 공개되며 계약금 등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아직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현재까지 펭수와 협업 진행 의사를 밝히거나 추진한 곳은 이랜드월드와 동원F&B, 빙그레, LG생활건강, 롯데리아, 롯데제과 등이 있다.

또 업계에서는 펭수가 그려진 문구, 다이어리, 생활용품 등의 굿즈도 불티나게 쏟아져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이언트펭TV’에서도 “펭수 굿즈를 제작해달라”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28일 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는 펭수의 에세이 다이어리인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를 예약판매해 3시간 만에 1만부 판매를 기록했다. 펭수 카카오톡 이모티콘도 출시되자마자 인기순위 1위에 올랐다. 펭수의 소속사인 EBS에서도 자체적으로 펭수 굿즈를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펭수가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두루 사랑받는 캐릭터로 부상한 만큼 펭수를 잡기만 해도 상당한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사람이 아닌 펭귄이라 어느 캐릭터 사업이든 이질감 없이 녹아 드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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