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더케이손보 인수가 줄다리기…KB금융, 푸르덴셜생명 ‘관심’

▲ 국내 보험사들의 매각이 본격화되고 있다. 더케이손해보험 사옥(왼쪽)과 푸르덴셜생명 사옥(오른쪽) 이미지

투데이코리아=송현섭 기자 | 보험사들이 M&A(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속속 나오면서 비은행 수익원 확보에 나선 금융그룹별 인수전략이 관심을 끌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교원공제회의 100% 자회사인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를 본격화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기존 방카슈랑스 위주의 하나생명 외에 손해보험시장 진출을 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와 영업조직을 갖춘 더케이손보 인수에 적극적이다.


다만 양측간 더케이손보 가격협상에서 희망가격 차이가 5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막판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과 건전성 기준 K-ICS 도입으로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해 매수가격으로 1000억 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교원공제회는 지난해 더케이손보 순자산 규모인 1500억 원이상 받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앞서 교직원공제회는 지분매각 주간사로 삼정KPMG를 선정했고 유일하게 하나금융에서 인수의향서를 받았다. 금융시장에선 코스피 상장 손보사 기업가치가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의 0.7배 수준이란 점을 고려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추가하더라도 1000억 원선을 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올해 3분기말 기준 비은행 이익비중은 17%대에 불과하다. 반면 은행부문 이익이 87%에 달해 비은행 이익을 오는 2025년까지 30%까지 높인다는 목표에 따라 이번 인수전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내년에는 알짜매물로 나온 푸르덴셜생명 인수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배경은 미국 본사 입장에서 오는 2024년 현지 회계기준 US GAAP의 강화로 충당금 부담이 커지는 해외 계열사 매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프루덴셜생명은 자기자본 2조4000억 원, 연 1500억여 원의 순익을 내고 있는 만큼 알짜 매물로 꼽힌다. 심지어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RBC(지급여력)비율은 3분기말 기준 국내 보험업계 최고수준인 515.04%에 이른다. 미국 푸르덴셜그룹은 자회사 푸르덴셜파이낸셜을 통해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앞서 매각 주간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안내문(IM) 올 연말까지 보내 의향을 타진한 뒤 늦어도 내년 2월 예비입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높은 곳은 KB금융과 우리금융, 일부 PEF(사모펀드) 등이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은 3분기말 기준 은행부문 이익비중이 모두 72%선으로 M&A를 통한 비은행 수익원 확보가 시급하다.


KB금융은 손보업계 상위사인 KB손보 외에 방카슈랑스를 주로 취급하는 KB생명을 자회서로 두고 있지만 외연 확장엔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체제 전환 뒤 꾸준히 비은행 수익원 찾기에 골몰해온 우리금융 역시 푸르덴셜생명 인수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내년 1월이었던 예비입찰 일정이 2월로 미뤄지는 데는 우리금융의 참여를 염두에 뒀다는 말도 나온다. 우리금융이 인수에 나서려면 내년초로 예상되는 내부등급법 적용에 따른 승인심사를 거쳐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은 앞서 오렌지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해 은행부문 이익비중을 65%로 낮춘 신한금융과 비은행 수익원 경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푸르덴셜생명 매각의 최대관건은 2조 원대로 예상되는 가격문제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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