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찬 한국화이바 사장 (사진=본사 홈페이지)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한국화이바 특수선사업부 고(故) 김모씨(32)가 기숙사에서 죽은 채 발견된 가운데 유가족들로부터 직장내 갑질 의혹을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앞서 지난 2013년 한국화이바에 입사한 김씨는 철도사업부에서 2017년 특수선사업부로 이동해 PM(프로젝트 매니저)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김해에 있는 부모 집을 나와 기숙사에서 생활을 했다. 유족들이 공개한 김씨의 카카오톡 메시지에 따르면 김씨가 자신의 차량으로 같은 부서 과장 강모씨를 삼랑진역에서 태워 출퇴근을 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부산에 사는 강씨는 기차로 출퇴근하면서 밀양역이나 삼랑진역에 내려 김씨의 차량을 이용 한 것이다.

또 카카오톡 대화를 보면 강씨는 오후 10~11시나 오전 6~7시께 문자를 보내 출퇴근길에 차를 태워 달라고 했다.

강씨는 "미안한데 내일 회사 좀 일찍 가자", "역으로 좀 태워줘", "조금만 일찍 나와라. 부장님 보고 때문에", "내일 밀양역에 일찍 올 수 있나? 본부장님이 일찍 출근하라네", "삼랑진으로 오는 거 맞지", "오늘도 역으로 좀 부탁", "주말 잘 보냈나? 혹시 밀양에 있음?"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김씨는 "네 밀양역으로 갈까요?"라거나 "7시 5분까지 가면 될까요?", "과장님 내일 밀양역으로 오시면 됩니다", "15분 안으로 가겠습니다", "예 아침에 가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유족들은 이를 두고 김씨가 직장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과장의 출퇴근 때 차량을 태워주고 업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 한국화이바 직원 김모(32)씨가 휴대전화 메모장에 남긴 유서 (자료=제보자)

김씨가 지난 4일 자신의 휴대전화 메모장에 "◇◇◇ 과장 차 좀 타고 다니세요. 업무 스트레스도 많이 주고 …. 하, 이 글을 적고 있는데도 무서워서 죽을 용기는 안나네요. 몇 번 시도해 보면 되겠죠"라고 기록했다. 이어 “책임질 수 없어 떠납니다. 죄송합니다. 너무 힘들었어요 마지막까지 죽기 싫은데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거 같아요”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김씨는 지난 9일 오전 8시경 기숙사에서 사망했고 경찰은 '자살'로 추정했다.

유족들은 "유서와 문자메시지, 메신저 대화 등에 나온 내용을 보면 직장갑질이 도를 넘어 극심한 스트레스로 되었음이 명백하다"라며 "(그러나) 어느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또 일요일인 지난 8일 부모 집에 방문한 김씨가 회사 관계자로 추정되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극도로 불안해 했다고 밝혔다.

모친의 증언에 따르면 당초 김씨는 오전 11시 40분경 모친과 블랙박스 수리를 위해 찾은 대리점에서 “수리보다는 전화 통화에 몰두했다”며 “매우 겁이나 있었다. 누구와 왜 전화 통화했는지는 모르지만 아들은 ‘수요일까지 어떤 일이 있어도 해결하겠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런데 유족들은 "(김씨가)죽은 뒤에 받은 휴대전화기의 통화목록에서 '12월 8일 오전 11시 40분경' 통화했던 전화번호 목록이 사라져 있었다"고 했다. 이어 고인의 아버지는 "월요일 아침 일찍 김해 집에서 가도 되는데, 과장 출근 때 차를 태워주어야 하기에 기숙사에서 가는 게 거리가 가까워 갔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이들은 "철도사업부에 있을 때는 아무 말 없었지만 특수선사업부로 가고 나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 정도로 심하게 받아왔다"며 "자식의 문자메시지를 보면 더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 마치 주인이 종부리듯이 내 소중한 자식을 부려 먹고 있었다"고 했다.

이에 한국화이바 측은 본지와 통화에서 "김씨가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일을 해결했던 것으로 보아 역량에 맞지 않는 일을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며 강씨의 갑질에 대해선 “경찰 조사가 끝나는대로 결과에 따라 답변하겠다”고 일축했다.

한편 고용노동부 양산지청 관계자는 "우편으로 출석요구서를 보냈고 유족들이 빨리 조사를 해달라고 해서 어제 왔을 때 진정인 조사를 했다"며 "회사에는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직장갑질 여부는 아직 알 수 없고 조사 중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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