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가탄. (사진=명인제약 홈페이지)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의료단체가 명인제약의 치주질환 보조 치료제 ‘이가탄’에 대한 허위·과장 광고를 지적하고 나섰다. TV 광고를 통해 전하고 있는 임상시험 자체가 부실 연구이고, 명인제약이 연구비를 지원하고 설계·통계에 관여했기 때문에 편견이 개입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의료단체 바른의료연구소(이하 연구소)는 23일 성명을 내고 “명인제약이 TV CF를 통해 이가탄의 탁월한 효능이 임상시험을 통해서 입증됐다고 홍보하고 있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명인제약은 지난 11월 11일 이가탄의 새로운 TV CF를 공개했다. 광고 내용 중에는 지난 3월 국제저명학술지 ‘BMC Oral Health’에 게재된 임상시험이 이가탄의 탁월한 효과를 입증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먼저 연구는 100명의 만성치주염 환자를 대상으로 3개의 의료기관에서 진행됐으며 1:1의 비율로 대조군과 실험군에 무작위로 배정됐다. 총 연구 기간은 8주였고, 첫 4주 동안에는 실험군만 이가탄을 복용했으며 나머지 4주 동안에는 대조군과 실험군 모두 이가탄을 복용했다.

연구의 1차 목표는 잇몸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치은염 지수(GI)의 변화를 비교하는 것이었다. GI가 높을수록 잇몸 상태가 나쁨을 의미한다.

최종 93명(대조군 45명: 실험군 48명)이 연구를 마쳤다. 이가탄을 복용한 실험군에서 GI가 감소되어 개선 효과가 있었다. 4주 후 GI의 평균 변화는 대조군과 비교할 때 실험군에서 의미 있게 감소했다. 연령, 성별, 방문 차수 등의 변수를 보정한 모델에서 실험군에서 대조군보다 2.5배의 GI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명인제약은 밝혔다.

하지만 연구소는 “이가탄 CF 광고에서 권유하는 대로 해당 논문의 원문을 확보해 자세히 검토했다”며 “해당 임상시험은 이가탄의 효과를 입증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부실한 연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처음부터 이가탄을 복용한 실험군은 GI가 치료 시작 전 1.19점에서 4주 후 1.02점으로 감소했으나, 4주 경과 후부터 8주까지의 4주 동안은 GI가 4주째 1.01점에서 8주째 0.90점으로 감소했다”며 “이가탄이 만성치주염에 효능을 보인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4주 늦게 이가탄 복용을 시작했더라도 처음부터 복용한 환자와 비슷한 수준의 개선효과를 보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그룹 사이에서 치료 시작 전 GI가 19%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두 그룹 간에 기본 GI가 통계학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며 “두 그룹 간의 잇몸 상태가 처음부터 달랐을 가능성과 4주째 절대 점수는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가탄의 탁월한 효능이 입증됐다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명인제약이 논문을 근거로 제시하고는 있지만, 이번 임상시험은 명인제약이 연구비를 지원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연구 설계와 통계 분석에도 관여했기 때문에 편견이 개입될 여지가 매우 많은 연구”라며 “이렇게 부실한 논문을 근거로 TV CF광고가 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광고는 잇몸 질환에서 이가탄의 탁월한 효능이 임상 연구를 통해서 충분히 입증됐다고 홍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광고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여겨 이가탄 TV CF 광고를 허위·과장광고로 식약처에 민원을 접수시킨 상태”라며 “근거 논문의 내용이 이가탄의 효능을 정말로 입증한 것인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해 볼 것을 명인제약에 요구하는 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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