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기업시민'...공생을 통해 지속성장하는 기업 지향

▲ 24일 노조관계자가 본지에 전송한 오염된 음용수 실제 사진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냉각수가 정수 배관으로 역류해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청산가리가 섞인 물을 마신 사고가 발생했지만 ‘샌드위치 휴가’를 핑계로 묵묵부답이다.
 
지난 2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제보에 따르면 “지난 12월 13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2냉연 지역에 '음용수 오염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본지와 통화에서 노조 측 관계자 손 모씨는 “정수(음용수)배관에 ‘공정수(냉각수)배관’을 연결하면서 냉각수가 정수배관으로 역류해 발생된 사고”라고 밝혔다.
 
제철소 작업특성상 용광로에 열기를 식혀주는 공정수배관에 냉각수를 흘려보낸다. 이 과정에서 냉각수 흐름을 빨리 하기 위해 정수배관을 추가적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결함으로 역류하는 경우가 있다.
 
손씨는 “해당 냉각수에는 파이프가 막히지 않도록 청정제를 함유하는데 포스코에선 청정제 이름이나 성분을 밝히지 않지만 청산가리가 포함되어 있는걸로 안다. 사람이 섭취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13일 16시 44분 광양제철소 A파트장이 직책 보임자들에게 메일을 통해 “2냉연 지역에 정수배관에 공정수배관이 연결되어 정수가 오염됐다. 음용을 절대 금지하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외주사 포함 1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해당 내용을 모르고 사건 발생 6시간 30분이 지나서까지 음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 측은 사고당일 소장, 부소장 등 책임자에게 2냉연 공장 노동자들이 오염수 섭취를 하지 않도록 게시와 후속 조치를 요구했으나 이를 은폐하고 요구를 묵살했다고 호소했다.
 
결국 2냉연 공장 노동자들은 3일이 지난 16일까지 오염된 물을 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에 따르면 지난 18일 사측에게 사고 후속조치 논의를 위한 면담요청을 했으나 현재까지 불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책임자들은 사고에 대해 아무런 처벌도 받지않았으며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또한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국민청원 게시글까지 올린 상태다.
 
 
▲ 3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기업, 시민이 되다’를 주제로 열린 ‘2019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공유의 장’ 행사에서 환영사 하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포스코)

본지는 포스코 측에 전화인터뷰를 요청했으나 “23일부터 26일까지 ‘샌드위치 휴가기간’이여서 연결이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또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기업, 시민이 되다’를 주제로 열린 ‘2019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공유의 장’ 행사에서 환영사를 통해 “포스코는 기업시민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모범시민으로 거듭나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시민은 포스코가 공생을 통해 지속성장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의미이며 회사를 둘러싼 사회,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윈윈하겠다는 경제·사회적 가치가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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