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이지현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19년, 사회 이슈를 3가지로 추리기가 참 어려웠다. 우선 매년 사회 이슈로 등장하는 ‘살인’이지만 그 중에서도 올해는 특히나 그 잔인함에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고유정 살인사건. 또 올해는 영화 소재로만 남은 채 범인은 미궁에 빠져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 이춘재가 잡힌 해이기도 하다. 그러나 꼭 사건 사고의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EBS에서 내놓은 캐릭터 ‘펭수’의 등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기쁨을 주기도 했다. 슈퍼스타가 되겠다던 이 펭귄은 당찬 언행으로 그야말로 일약 톱스타가 됐다. <투데이코리아>가 올 한해를 휩쓴 3대 사회 이슈를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고유정.

◇ 역대급 싸이코패스 살인마의 등장, 고유정이 보여준 잔인함의 끝

살인에 덜 잘못한 사건이 어디 있겠냐만은 ‘고유정 살인사건’은 올해 유독 경악스러운 잔인함으로 전 국민의 공분을 샀다. 고씨는 자신의 친아들과 함께 고향이었던 제주의 한 펜션으로 내려가 전 남편 강모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제주 경찰에 붙잡혔다.

문제는 고씨의 살해 수법과 계획 등의 치밀함, 잔인함에 있었다. 고씨는 강씨에게 졸피뎀이 든 음식을 먹인 뒤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내 훼손한 후 바다와 쓰레기 시설 등에 버렸다. 또 완전범죄를 꿈꾸며 문자 메시지를 조작하는 등의 대범함도 보였다. 범죄 전문가들도 고씨의 범행 수법에는 고개를 저었다.

이 사건으로 지난 3월 청주에서 숨진 고유정의 의붓아들 역시 고유정의 범행임이 밝혀지게 됐다. 심지어 본인이 살해한 의붓아들을 남편의 잠버릇 때문인 것으로 꾸미기도 했다.

고씨의 잔인한 살인에 전국민은 다같이 격분했다. 그러나 그 불씨를 더 키웠던 것은 끝까지 “아니다”라고 주장했던 고씨의 태도에 있었다. 고씨는 계속해서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며, 의붓아들의 사망도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에 화가난 시민들이 고씨의 머리채를 잡는 상황도 벌어졌다. 고씨의 재판은 아직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 30여년 만에 잡힌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 이춘재.

◇ 최악의 미제 사건 ‘화성연쇄살인’ 범인 잡혔다

올해는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30여년만에 잡힌 해이기도 하다. 부산교도소에서 화성살인사건이 아닌 다른 살인사건으로 잡혀 수감 중이던 이춘재는 프로파일러와 형사의 추궁 끝에 “이런 날이 올줄 알았다”며 자신이 화성 사건의 범인임을 자백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당시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사무소 반경 3㎞ 내 4개 읍·면에서 10∼70대 여성 10명이 잇따라 살해당한 희대의 연쇄살인 사건이다. 약 10차에 달하는 이 사건에서 피해자들은 모두 비슷한 수법으로 살해당한 뒤 옷으로 손과 발이 묶인 채 발견됐다.

이춘재는 지난 9월 당시 살해 현장의 3건의 현장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다. 30여년 전의 DNA를 가지고 용의자를 찾게 되자 경찰은 발빠르게 수사에 속도를 높여나갔다.

이 과정에서 화성 8차 사건 당시 이춘재가 아닌 윤모씨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것이 밝혀지면서 당시 경찰이 사건을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경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윤모씨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경찰은 지난 17일 10건의 화성사건을 비롯해 모두 14건의 살인사건도 이춘재의 범행이라고 판단했다. 이춘재는 지금까지 34건의 성폭행과 성폭행 미수를 자백한 상태다.

▲ 펭수. (사진=펭수 인스타그램)

◇ “펭-하!” 톱스타 된 올해의 인물 ‘펭수’

올해 갑자기 혜성처럼 떠올라 톱스타로 거듭난 화제의 인물이 있다. EBS에서 내놓은 캐릭터 ‘펭수’ 인데, 주목할만한 점은 그가 사람이 아닌 ‘펭귄’ 캐릭터라는 데에 있다. 심지어 이 펭귄 캐릭터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2-30대 성인들이다.

펭수는 EBS의 연습생으로, 그의 말에 따르면 슈퍼스타가 되기 위해 남극에서 헤엄쳐온 10살 펭귄이다. 올 초만 해도 화제가 되지 않았던 이 펭귄은 갑자기 ‘슈퍼스타’로 단숨에 떠올랐다. 교육 방송에 걸맞지 않는 거침없는 입담과 하고 싶은 말은 다 내뱉는 화끈한 성격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면서부터다.

EBS 연습생이지만 EBS 사장의 이름을 막 부를 수 있고, 외교부 건물 앞에서 강경화 장관을 마주치고는 “여기 대빵이 누굽니까?”라고 물을 수 있는 용기가 있기 때문이다. 2-30대가 펭수에 열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직장인들이 속으로만 외치는 말들을 펭수는 다 해준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수직적 질서 속에서 순응을 배워가는 2030 세대에게 통쾌한 대리만족을 줬다”며 “위아래 구별 없는 펭수의 언행이 2030 세대의 수평적 의식과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펭수의 등장은 금융업계, 유통업계 등으로 퍼져나갔고 정부부처에서마저 러브콜을 보내기에 이르렀다. 그야말로 ‘펭수 신드롬’이다. 펭수의 인기가 높아지자 펭수의 굿즈도 대박이 났다. 업계에서는 “펭수의 인기가 반짝 인기가 아니라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펭수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내년에도 펭수의 인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송가인, 손흥민을 제치고 ‘2019 올해의 인물’로 꼽히기도 한 펭수는 올해 마지막 날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도 울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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