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현지시간) 필리핀 당국은 필리핀 중북부를 강타한 태풍 '판폰'으로 최소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지현 기자 | 지난 25일, 크리스마스에 필리핀 보라카이를 찾은 한국인 승객들이 현지를 강타한 태풍으로 인해 비행기에 7시간 가량 갇혔다.
25일 오전 10시1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필리핀 칼리보 공항으로 향하던 팬 퍼시픽항공 여객기는 기상악화로 회항해 오후 1시30분(현지시간)쯤 필리핀 북부 클락 공항에 착륙했다.

이는 순간 최대 풍속이 시속 200km에 달하는 태풍 ‘판폰’이 보라카이를 강타했기 때문인데, 인천공항에서 이륙결정이 늦어져 출발시간이 이미 4시간이나 지연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목적지에 가까워져갈 때 보라카이섬 인근 칼리보 공항에 착륙이 허가되지 않아 북부 클락공항으로 회항한 상태였다.

문제는 공항 측이 착륙 후에도 승객들을 내리지 못하게 해 더 커졌다. 해당 비행기에 타고있던 180명의 승객 가운데 대다수는 한국인 관광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들은 하루 사이에 10시간이나 비행기 안에 갇히면서 나중에는 화장실 물 마저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승객은 "승무원들은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면서 "좁은 공간에 갇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8시 30분이 돼서야 여객기에서 내려 항공사 측이 준비한 근처 호텔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공항에서 이륙한 시간부터 계산하면 무려 12시간가량 여객기에 갇혀 있었던 셈이다.

한편 필리핀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이번 태풍 ‘판폰’의 영향으로 주택 붕괴, 정전, 홍수 등의 피해가 잇따르고 최소 20명이 사망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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