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 조원태 한진칼 회장(사진 가운데),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사진 왼쪽),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투데이코리아=김현호 기자 | 한진그룹 ‘남매의 난’이 본격화된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자택을 찾았다가 언쟁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8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성탄절인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이명희 전 고문 자택을 찾아 이 전 고문과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3일 법무법인 원을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선제공격에 나선 것에 대해 이 고문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다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감정이 격해지면서 심한 말다툼으로 이어졌고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거실에 놓인 유리병 등이 파손돼 이 전 고문이 가벼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막내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그룹 측은 "집안에서 소동이 있었던 것은 맞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정확한 사실 관계는 총수 일가의 개인적인 일이라 확인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조 전 부사장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 발표를 하며 "조 회장이 공동 경영에 대한 가족 간 협의에 무성의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가족 간 경영권에 대한 합의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며 분쟁 조짐이 드러난 상황이다. 이 고문,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이 향후 주총 표 싸움에서 어느 한 쪽의 편을 들면 기존 경영 체제에 균열이 갈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한진칼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8.94%다. 조원태 회장(6.52%)과 조현아 전 부사장(6.49%)의 지분율은 엇비슷하다. 조현민 전무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은 각각 6.47%, 5.3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의 주요 주주는 KCGI(지분율 17.29%)와 델타항공(지분율 10%) 및 최근 지분을 늘린 반도건설 계열사(한영개발, 대호개발, 반도개발 등 6.28%) 등이다.

만약 조 전 부사장과 이 고문, 조 전무가 손잡고 지분을 합하면 지분율은 18%대로 껑충 뛴다. 이는 단일최대주주인 KCGI보다 높은 지분율 수준으로 조 회장의 경영권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조 전 부사장 측의 입장 발표가 이 고문, 조 전무 등과 공감대를 이룬 내용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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