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30일 단행된 2020년 CJ그룹 임원인사는 ▲성과주의 원칙 ▲지주사 몸집 줄이기 및 계열사 강화 ▲여성임원 발탁 등으로 요약된다.
CJ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최근 사업 확장으로 인한 채무 급증 등 악화된 경영상황을 타개하고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CJ그룹의 핵심인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겸 식품사업부문 대표에는 강신호 총괄부사장이 올랐다. 강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해부터 식품사업부문 대표를 지내며 ‘비비고’ 브랜드를 확산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의 확산과 가정간편식(HMR) 등의 식문화 트렌드를 선도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부사장에는 CJ올리브영의 구창근 대표이사가 발탁됐다. 구 대표이사 역시 외국계 브랜드와의 경쟁 속에 국내 헬스앤뷰티(H&B)스토어의 지속성장을 견인하고 중소 K뷰티 업계와 상생의 산업 생태계를 공고히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스튜디오드래곤 최진희 대표이사도 이번 승진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최 대표이사는 ‘호텔델루나’, ‘아스달 연대기’ 등 웰메이드 오리지널 콘텐츠를 무기로 K드라마의 확산에 기여한 점을 인정 받았다. CJ 여성임원 중 내부승진으로 부사장까지 오른 경우는 최대표가 처음이다.

이번 승진 임원은 총 58명으로 예년의 70~80명에 비해 적다. 이에 대해 CJ는 “관행에서 벗어나 성과주의 원칙을 따르다보니 승진 임원이 줄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신규임원은 총 19명이 발탁됐다. 지난해 35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그쳤다. 또 지주사의 기존 실을 없애고 팀제로 전환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인사에 앞서 지주사의 인력 절반 가량인 200여명을 계열사로 보냈다. 지주사 슬림화로 인원을 분산시켜 계열사의 책임경영 강화와 업무를 효율화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은 경영 악화에 대한 정상화 의지로 풀이된다.

CJ그룹은 최근 2년간 미국 식품업체 슈완스컴퍼니 등 크고 작은 인수합병(M&A)를 추진하면서 채무가 급증해 재무상황이 악화됐다. 인수업체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아직은 나지 않아 실적도 좋지 않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에따라 그룹은 자산을 매각을 결정하고 재무구조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CJ그룹은 올해 CJ헬로와 투썸플레이스를 잇따라 매각해 1조18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했다. 이어 CJ제일제당은 8500억원에 달하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 92-1번지 외 토지와 건물을 케이와이에이치(KYH)에 처분을 결정했고 구로구 공장부지와 건물을 2300억원에 부동산신탁수익회사(REITs)에 매각도 추진 중이다. 또 서울 중구 필동에 있는 CJ인재원 한개 동을 CJENM에 매각해 528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임원인사에서는 여성 임원을 크게 늘린 것도 눈에 띈다. 신규 임원 중 4명이 여성으로 전체 신임임원의 21%를 차지한다. 신규 여성임원 비율이 20%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승진에는영양사 출신으로 영업실적 상승에 기여한 CJ프레시웨이 배수영 FS본부장, 영화상영관을 복합문화공간(컬처플렉스)으로 탈바꿈하는데 기여한 CJ CGV 박정신 신성장담당(45) 등이 포함됐다.

또 임원 평균 연령은 45.3세로 지난해 47세였던 것에 비해 낮아졌다.

CJ그룹은 올해가 가기 전에 인사를 발표,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새해 경영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

CJ그룹 관계자는 "2020년은 그룹의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해로 사업별 초격차 역량 확보 및 혁신성장 기반을 다질 중요한 시기"라며 "지주사 임원을 계열사로 전진 배치해 계열사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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