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국회입법조사처 제공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우리나라의 인공지능(AI) 기술 수준이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80%대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재 이들 국가와 우리의 기술격차는 약 2년인데, 미국 등 경쟁국의 발전 속도가 빠를 경우 이 격차는 앞으로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달 31일 발간한 ‘인공지능 기술·활용·인재 현황과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81.6%이며 중국, 일본과 비교해서는 각각 88.1%, 86.4%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와 미국 간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 격차는 18.4%p다. 이를 따라잡는 데는 약 2년이 필요할 것으로 국회입법조사처는 예상했다. 미국 등 경쟁국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 속도가 우리보다 빠를 경우 2년의 기술격차는 앞으로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다.

또 경쟁국들은 높은 빅데이터 기술 수준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발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빅데이터 기술 수준이 미국 대비 83.4%로 낮았다. 빅데이터는 인공지능을 작용시키는 원유(oil)에 해당하는데, 우리나라는 빅데이터 기술 수준마저 낮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 인공지능 핵심 인재 500명 중 우리나라 출신자 비율은 1.4%다. 미국(14.6%)과 중국(13.0%)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터키·대만·이스라엘과 비교해도 그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공지능 전문인력 2만2400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46%가 미국에서 일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인력은 1.8%에 불과했다.

국내 사업체의 인공지능 활용 비율은 0.6%에 그쳤다. 향후 인공지능 활용 의향이 있는 사업체는 3.4%에 불과하며, 나머지 96.6%의 사업체들은 앞으로도 인공지능을 활용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대표적인 이유는 인공지능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의 인공지능 도입 준비도 수준은 전 세계 26위로 전자정부 수준(세계 3위)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응용SW 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86.6%지만, 중국·일본보다는 높았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경쟁국에 비해 인공지능 기술·활용·인재 수준을 전면적이고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해 집중적인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동시에 응용SW 등 우리나라가 상대적 우위를 갖고 있는 부분은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육성하는 ‘틈새시장 전략’을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발표됐던 관련 정책·전략의 성과와 한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국가전략’의 세부 추진방안을 구체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