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국내 여행사 하나투어의 성희롱고충상담위원이 부서 직원에게 같은 회사 남직원과 사귀라고 재촉하며 “남자는 먼저 자봐야한다”, “술마시자고해라. 애교 부려라”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는 해당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피해자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하나투어 측의 안일한 대응이다.
지난 1일 하나투어에서 재직중인 글쓴이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사내 모 사업부 부서장이 한 발언과 행동”이라며 이같은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 (사진=블라인드 캡쳐)


해당 글에 따르면 문제발언을 한 부서장 A씨는 사내 성희롱고충상담위원을 겸임하고 있다. 부서장 A씨는 같은 부서 여자직원인 B씨에게 특정 남직원과 사귀라며 부추겼고, 그 과정에서 “사귀기전에 잠을 자봐라, 남자는 먼저 자봐야한다”고 말했다. 또 부서가 변경되고 부서장이 남자로 바뀌자 “(남자 부서장에게) 술마시자고 해라, 친분을 쌓아야한다, 애교부려라”라고 지시했다.

뿐만 아니라 B씨가 회식자리에서 “먼저 일어나봐야한다. 남자친구와 약속이 있다”라고 하자 부서장 A씨는 “그럼 이 시간 이후로 남자와 뭐했는지 모두 보고해라”라고 말했다. 또 회장 지인이 직판을 진행하는데, A씨는 고객에게 “담당자가 이쁘다. 날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회식 후 남자직원들에게 포옹을 한번씩 하자고 강요하기도 했다.

사실이 알려지자 하나투어 측은 A씨에 대해 ‘감봉 3개월’의 징계를 결정했으나 여전히 같은 부서에서 일하고 있어 피해자 B씨는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글쓴이는 밝혔다.

해당 문제에 대해 A씨가 아닌 또 다른 성희롱고충상담위원은 “저게 도대체 왜 성희롱이냐”며 “고발한 애가 이해가 안된다”고 회식 자리에서 목소리 높였다고 전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하나투어의 성희롱고충상담위원들의 발언과 행동으로 보았을 때 성 인지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직장내 성희롱은 사업주 또는 상급 근로자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원하지 않는) 성적인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해당 사건에 대한 하나투어 측의 안일한 대응이다. 하나투어 측은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실이 일어난건 맞으나 와전된 부분이 있고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떤 부분이 사실과 다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피해자 구제나 A씨에 대한 징계가 모두 완료된 상황이냐는 질문에는 “부서장은 감봉 3개월 징계 처리를 받았고, 피해자는 회사 노조 역할을 하는 직원 협의회를 통해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A씨와 피해자 B씨는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부서 이동에 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했다.

하나투어 측은 피해자가 심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고, 두려워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으로 회사 측에서 피해자를 구제하고 도울 수 있는 방안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성희롱상담위원에게 성희롱을 받은 피해자는 회사 노조 협의회에서 방안을 찾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A씨는 여전히 성희롱상담위원으로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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