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부터 시작해 치열한 경쟁 전망

▲ 푸르덴셜생명 사옥 전경(사진=푸르덴셜생명)

투데이코리아=송현섭 기자 | 지난해 하반기 쏟아져 나온 보험사 매물을 둘러싸고 연초부터 인수합병(M&A)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BIS 자기자본비율을 올리고 자본을 확충한 금융지주사들은 신규 비은행 수익원 발굴을 위해 M&A에 적극적이다. 앞서 오렌지라이프와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 등 굵직한 M&A에 성공한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도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20일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 결과가 주목된다. 투자금융업계에선 이번 인수전은 은행수익 비중이 높은 우리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간 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편입을 위해 BIS 자기자본비율을 대거 높였고 푸르덴셜생명과 KDB생명 인수전 참여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일단 지주사체제 안착을 위해선 은행에 치중된 수익구조를 개선해야 하는데 우량 보험사 인수를 통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KB금융그룹 역시 방카슈랑스를 위주로 하는 KB생명 외에 생명보험부문 역량 강화를 위해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앞서 손보업계 상위그룹인 KB손해보험 인수로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수익성 측면에서도 상당한 효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이번 푸르덴셜생명 매각은 미국 회계기준 변경 때문에 지난해 푸르덴셜그룹 차원에서 숙고한 끝에 결정됐다. 특히 푸르덴셜그룹은 매각 주간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2조 원이 넘는 매각 희망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덴셜생명은 우량계약 보유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 인수 메리트가 있지만 최대 2조3000억원대로 추산되는 높은 매각가격 때문에 결과를 속단키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각에선 IFRS-17과 K-ICS 등 도입으로 기존 수익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인수한 뒤 추가로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는 점이 매각의 걸림돌이란 지적도 눈길을 끈다.


하나금융그룹에선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를 위해 교원공제회와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입장에선 방카슈랑스를 주로 취급해온 하나생명 이외에 교원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춘 더케이손보 인수에 적극적이다.


반면 산업은행에서 추진하는 KDB생명 매각은 여전히 겉돌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고 회사 경영진에 45억원의 매각 인센티브까지 제시했지만 가격대비 메리트가 낮아 새 주인 찾기에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금융그룹을 지향하는 각 금융지주의 포트폴리오 개선 및 경쟁이 이들 보험사 인수를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업황 부진으로 매물이 많이 나왔지만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는 금융지주사들 입장에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앞서 금융사 M&A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대형 사모펀드 역시 보험사 인수전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지주사와 PEF간 대결을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매각작업이 진행되는 곳을 뺀 잠재적 매물로는 현지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중국 안방보험 계열 동양생명과 ABL생명, MG손해보험 등 중소형 업체들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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