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지회가 15일 서울 압구정 현대백화점본점 앞에서 ‘최저임금 도둑질한 현대그린푸드 규탄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었다.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 소속 노동자들이 “사측이 최저임금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두 달에 한 번 지급하던 상여금을 매달 50%씩 지급으로 바꾸며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임금 인상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이들은 이 문제에 대해 사측에 항의하자 “정부를 원망해라”는 답만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지회는 15일 서울 압구정 현대백화점본점 앞에서 주최 측 추산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최저임금 도둑질한 현대그린푸드 규탄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열고 “노동자들의 고통만 강요하는 현대그린푸드를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에는 기아차 소하, 화성, 광주공장에서 일하는 현대그린푸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속해있다.

이날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지회는 ‘상여금, 통상임금 지금 당장 지급하라’, ‘최저임금 꼼수 정지선을 구속하라’, ‘비정규직 철폐’, ‘결사 투쟁’ 등의 구호를 외치며 현대그린푸드를 규탄했다.

▲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지회가 15일 서울 압구정 현대백화점본점 앞에서 ‘최저임금 도둑질한 현대그린푸드 규탄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현대그린푸드가 단체협약에 따라 두 달에 한 번 지급하던 상여금을 지난해 1월 일방적으로 사측이 매월 50%씩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했다”며 “이는 정부가 최저임금 제도를 개악하면서 기존에 최저임금에 포함하지 않던 상여금과 교통비를 매월 지급할 경우, 최저임금으로 계산됨에 따라 지급주기를 일방적으로 바꿔 최저임금을 갈음하려는 꼼수를 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방식으로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는 최저임금 인상분 17만1380원을 조합원으로부터 빼앗았다”며 “식당 노동자들이 상여금을 빼앗지 말자고 항의하자 회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시킨 거니 정부를 원망해라’라고 했다. 2024년까지 임금 동결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지회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를 원망해라’라는 발언은 지난해 2월 전주에 위치한 현대그린푸드 점장의 발언이다. 노동자들이 상여금 지급 방식 변경에 대해 항의하자 ‘정부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지회는 “(상여금 분할 지급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이 단체협약을 어기면서 격월로 지급하던 상여금을 노동자 동의 없이 매월 지급하는 것은 노조법 위반이고, 최저임금법 위반이라고 시정조치를 내렸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최저임금 문제와 함께 사측이 일방적으로 근무형태를 변경해 새벽 3시 출근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상적인 가정생활이 불가능한 새벽 출근을 노동자에게 강요하는 ‘갑질’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지회는 “새벽 3시 출근을 강요받고 두 사람, 세 사람이 일할 강도를 혼자 하고 있다. 불에 데고 찢기는 고통 속에서 우리는 살아왔다”며 “목숨을, 수명을 담보로 일하는 데 대한 보답인가”라고 꼬집었다.

▲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지회가 15일 서울 압구정 현대백화점본점 앞에서 ‘최저임금 도둑질한 현대그린푸드 규탄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지회는 사측에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 △현대그린푸드 최저임금 원상회복 △통상임금 해결 △성과금 차별시정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회사가 어디까지 나가는지 한 번 보려고 한다”며 “조합의 힘이 얼마나 큰지 현장에서 보여주겠다. 힘 잃지 말고 마지막까지 투쟁의 고삐를 당겨 승리의 길로 다가가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집회와 관련해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짝수월에 지급하던 상여금을 총액 변동없이 매월 지급방식으로 변경한 것은 노동부 최저임금법 개정에 맞춰 적법하게 진행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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