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민족 대명절인 설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고객잡기에 바쁜 가운데, 기존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을 찾아 설 선물을 사던 문화가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 온라인에서 받는 사람의 주소로 설 선물을 배송시키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역시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20년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 갤러리아백화점 전경.(사진=갤러리아 제공)

◇ 백화점, 더 화려하고 비싼 걸로 채워라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위기를 맞은 가운데 지난해 백화점 업계는 더 고급스럽고, 더 화려한 매장을 만드는데 사활을 걸었다.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없는 명품을 구비하고 다양한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역시 백화점 업계에선 이 같은 전략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단일점포로는 최초로 매출 2조 원을 달성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전략인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 등 이른바 ‘3대 명품’을 유치시키는 전략이 소비자들을 관통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매출은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하며 백화점 매출 상위 20대 점포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2조원 클럽'에 가입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명품 매출 비중은 타 점포보다 네 배 이상 높다. 롯데백화점의 명품 매출 역시 꾸준히 증가세다. 2017년에는 전년 대비 5.5% 늘었고, 2018년에는 18.5%, 지난해엔 25% 이상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소비행태가 ‘럭셔리 또는 초저가’로 양극화되면서 백화점 업계에서는 럭셔리, 고급화를 생존 전략으로 삼고 있다. 최근 20-30대 젊은 층은 물론 10대의 명품소비도 증가하면서 이와 같은 양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백화점 1층=화장품’의 공식도 깨지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1층에 화장품 대신 명품매장을 입점시켜 프리미엄 매장으로 개편했다. 이는 잠실점, 부산본점 등의 주요 점포에서도 적용할 예정이다. 오는 2021년에는 동탄점에도 적용된다.

3대명품을 입점시키려는 신세계백화점의 전략 또한 올해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도 압구정점 에르메스 매장을 복층 형태로 구성하고 영업면적을 두 배 이상 확장한다. 명품 라인업이 부족한 신촌·미아점 등에도 럭셔리 브랜드 입점을 시도할 계획이다.


또 남성들의 명품 소비 또한 꾸준히 늘면서 갤러리아백화점에는 남성전용 명품관을 대폭 입점시킨다. 명품 브랜드로 구성된 ‘명품 남성 존’을 새로이 꾸며 명품 구매의 큰 손으로 떠오른 남성 고객의 쇼핑 편의를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 이마트 전경.(사진=이마트 제공)

◇ “가격 낮추고 품질 높여라”... 대형마트는 ‘초저가’ 전쟁

백화점이 고급화, 럭셔리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면 대형마트는 그 반대다. 홈플러스·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일제히 초저가 상품을 선보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 싸기만 해서도 안 된다. 가격은 저렴하되 품질은 뛰어난 이른바 ‘가성비’ 상품에 소비자들이 열광하기 때문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무섭게 성장하는 온라인 시장에 전례에 없던 최악의 실적을 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으며,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2분기 매출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홈플러스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이 가운데 대형마트가 내건 최후의 수단은 바로 ‘초저가’였다. 온라인보다 저렴한 가격의 물건으로 장바구니를 채워 소비자를 집 밖으로 끌어내려는 이 전략은 지난해 생각보다 좋은 실적을 거뒀다. 이마트는 지난해 8월부터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상품을 내놓고 700원 짜리 물티슈, 4900원 와인 등을 판매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이마트에 따르면 물티슈 130만 개, 생수 340만 병, 와인 84만 병 등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대형마트 3사가 초저가 전략에 뛰어들면서 지난해 생수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이마트가 생수 2ℓ 6병을 1880원에 내놓자 롯데마트가 생수 2ℓ 6병을 1650원에 내놓은 것이다. 뒤이어 홈플러스도 2ℓ 6병을 1590원에 판매하며 10원이라도 더 저렴한 상품으로 승부를 보려는 양상이 이어졌다.

대형마트는 올해 역시 초저가 전략으로 승부수를 걸 것으로 업계에선 예측하고 있다. 대형마트 3사는 일제히 지난 1월 1일부터 초저가 행사를 열며 해를 맞이했다. 이마트는 ‘초저가 탄생일’을 뜻하는 ‘초탄일’을 열고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등의 행사를 진행했고, 롯데마트도 이에 질세라 같은날 ‘통큰절’ 행사를 열고 인기품목이었던 통큰치킨을 앞세워 각종 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선보였다. 홈플러스도 ‘빅딜데이’를 열고 가세했다. 당분간 초저가 전략이 계속 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대형마트가 또 다른 전략을 내세우지는 않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