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전환(남→여) 수술을 받은 A(22)씨가 2020학년도 숙명여대 신입학전형에 최종 합격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지현 기자 |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트렌스젠더 여성이 숙명여자대학교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스젠더 여성이 여대에 합격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A(22)씨는 최근 숙명여대 2020학년도 신입학전형에 합격해 법과대학 신입생을 앞두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약 한 달 앞둔 10월 법원에서 성별 정정 신청이 허가됐다. A씨의 주민등록번호 앞 숫자도 ‘1’에서 ‘2’로 변경됐다.

법과대학에 진학을 앞둔 A씨는 숙명여대 진학에 가장 용기를 준 사람으로 국내 첫 트렌스젠더(남→여) 변호사인 박한희(35) 변호사를 꼽았다. 박 변호사는 지난 2013년 3월 서울대 로스쿨에 입학한 후 2014년 봄에 커밍아웃을 한 뒤 현재 성 소수자 이슈를 전담하는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박한희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기사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고, ‘트렌스젠더도 이렇게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부터 법에 관심이 생겨 책을 많이 읽으면서 공부해보니 인권 관련 등 재미있는 주제들도 많아 이 길을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고 뉴시스는 보도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아직 트렌스젠더와 성 소수자 등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사회 전체 집단의 의견에서 반대되는 의견도 자유롭게 낼 수 있어야 창의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보다 더 다양한 가치들이 생성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우리 사회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A씨의 합격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각종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커뮤니티 등에는 “정말 기쁘고 잘 된 일이다” “성아이덴티티나 센서티비티에 대한 인식도 분명 변화되고 있으며 조금더 성숙한 사회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입학 축하드린다” 등의 축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하는 입장도 적지 않다. 한 네티즌은 “숙명여대 측은 일반 학생들의 입장을 묻지도 않은채 바로 결정했나” “일반대에도 법대는 다 있는데 하필 여대에 갔어야만 했나”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여대에 다니고 있는 학생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서울에 대학이 이렇게나 많은데 굳이 왜 여대에 지원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일은 숙명여대생들의 문제만이 아닌 여대에 다니고 있는 여대생들이 다 같이 반발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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