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시민이 휴대폰 대리점을 지나가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 제공)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정부와 이동통신사들이 지난해 4월 3일 국내에 5G(5세대 이동통신)를 상용화한 이후 설정한 ‘연내 가입자 500만명 달성’ 목표 달성이 아쉽게 실패했다. 상용화 첫 달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한 5G 가입자는 연말 들어 시장이 안정기로 접어듦에 따라 성장세가 주춤해졌다.
비록 작년 한 해 가입자 500만명의 고지를 넘지 못했지만, 업계에서는 5G 가입자 증가세가 올해 상반기 본격적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외 제조사들이 새로운 단말기 출시를 다시 시작하고, 이통사들의 커버리지 확대, 정부의 품질 관리 등이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9년 12월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국내 5G 가입자는 총 466만8154명으로 최종 집계됐다. 약 33만명 차이로 500만명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지난해 4월 27만1686명으로 시작한 5G 가입자는 5월 78만4215명으로 늘어나며 188%라는 폭발적인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후 △6월 133만5865명(70.4%↑) △7월 191만1705명(42.9%↑) △8월 279만4536명(46.1%↑) △9월 346만6784명(24.0%↑) △10월 398만2832명(14.8%↑) 등으로 줄곧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왔다.

5G 가입자 성장세가 주춤한 것은 11월부터다. 11월 누적 가입자는 435만5176명으로 전월 대비 9.3% 증가했다. 상용화 이후 첫 한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작년 마지막 통계인 12월에도 전월 대비 7.1% 증가에 그쳤다.

당초 업계에서는 작년 연내 5G 가입자 500만명 달성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연말로 갈수록 동력이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4G(LTE) 대비 상대적으로 고가인 5G 요금제와 기지국 부족으로 인한 품질 저하에 대한 불만 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 중 5G 품질은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자 이통사들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5G 상용화 이후 이통사들은 ‘초고속’ 통신을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며 가입자를 유치했는데, 5G 통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지국이 부족해 품질 저하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일부 소비자들은 “5G를 가입했는데 5G가 터지지 않는다”는 불만을 터뜨렸다.

실제 지난해 12월에는 5G 가입자 7명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위원회에 요금 인하와 가입 해지를 요구한 바 있다.

김경진 무소속 의원실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기준 전국에 구축된 5G 기지국은 9만2840국인데, 이 가운데 4만4619국(47.0%)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 간 통신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같은 내용을 지적했지만 지방 5G 서비스 가입자들은 여전히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5G의 본게임은 올해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등이 예상한 올해 국내 5G 가입자는 1600만명 수준이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19억명이 5G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0 행사 초대장. 삼성전자는 이 행사에서 갤럭시S20 등 5G 스마트폰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먼저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연초부터 10종의 5G 단말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LG전자의 LG V60 씽큐(ThinQ) 등이 대표적이다. 작년에는 6종의 5G 단말기가 시장에 나왔는데 올해는 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신제품이 새로 출시되는 셈이다.

특히 제조사들이 플래그십 단말기 뿐 아니라 보급형 단말기도 선보이는 점도 5G 가입자 증가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미국의 애플 역시 아이폰12 시리즈에 처음으로 5G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 3사가 5G 전국망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점도 향후 품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가입자 증가세 회복에는 긍정적이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이통 3사 5G 기지국 준공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SK텔레콤은 2만8746국, KT는 3만2628국, LG유플러스는 3만1466국을 각각 준공했다.

이들 회사는 올해 전국망 구축과 함께 건물이나 지하철 등에서도 원활한 5G를 지원할 수 있도록 인빌딩 네트워크 구축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아울러 이통 3사는 올 상반기 ‘진짜 5G’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서비스 중인 건 LTE망과 5G를 함께 쓰는 방식인 5G NSA(비단독규격)이다. 이통 3사는 올해 상반기까지 오직 5G망만을 사용하는 5G SA(단독규격) 상용화를 위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5G NSA 대비 통신 접속 시간이 2배 빠르고, 데이터 처리 효율은 3배 높다고 통신업계는 밝혔다.

또 올 하반기에는 ‘5G의 꽃’으로 불리는 28GHz 대역 지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5G는 3.5GHz와 28GHz 대역을 사용하는 데, 현재 국내에 상용화된 건 3.5GHz 대역이다.

28GHz 대역은 3.5GHz 대역 대비 커버리지는 좁지만 이론적으로 알려진 4G 대비 2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3.5GHz 대비로도 2~3배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8GHz 대역은 직진성이 높고 도달거리가 짧아 좀 더 촘촘한 기지국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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