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지역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고,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 격상해야"

▲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가운데)이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민께 드리는 대한의사협회 제4차 호소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한의사협회 제공)

투데이코리아=이지현 기자 | 정부가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했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대한민국 입국 금지 등을 포함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을 발표한 데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이 대책 만으로는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없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험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고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 격상, 방역예방관리 매뉴얼 개정작업 등을 정부에 권고했다.

대한의사협회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민께 드리는 대한의사협회 제4차 호소 담화문’을 통해 “현재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확산은 매우 심각한 상태로, 어제(2일) 발표된 조치만으로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에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박홍준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최재욱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과학검증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이 종식될 수 있도록 △후베이성으로 국한된 위험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 △감염병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예방관리 매뉴얼과 지침 등의 개정작업 민관합동 진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모든 정보 공개·질병관리본부와 방역당궁의 위기관리 소통시스템 구축 등을 권고했다.

최 회장은 “의협은 이미 1주일 전인 1월 26일,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 금지를 위한 준비를 시작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며 “후베이성은 중국 당국이 해당 지역을 봉쇄한 상태이기에 금번 입국 제한의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염병 방역 관리의 첫 번째 중요한 원칙은 유입 차단”이라며 “이미 중국 전역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현재는 전체 발생자의 약 40%가 후베이성 외의 중국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방역 외적인 요인을 고려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경우 가장 중요한 우리 국민의 생명을 잃을 수 있다”며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위험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 전방위적인 감염원 차단 조치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 회장은 “현 상황은 정부의 감염병 재난 위기경보 기준에 따르면 해외 신종 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가 확인됐으므로 적색(red)으로 구분되는 '심각' 단계에 해당한다”며 “이는 위기상황의 극복을 위해 범정부적 총력 대응을 요하는 단계다. 정부는 즉시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범정부적인 총력 대응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접촉기준과 확진검사의 중요성은 2차 감염 관리 실패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매우 중요한 방역예방관리의 기준 중 하나”라며 “지역사회 일선 진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정확하고 투명한 방역예방관리 매뉴얼과 지침, 그리고 국민이 소상하게 알 수 있는 ‘접촉자’ 기준 등 대국민 관련 정보가 하루속히 제정돼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 회장은 “지난 메르스 사태의 경험 속에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며 “그러나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소통의 부재와 비밀주의, 뒤늦은 정보 공개와 폐쇄적 행정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의료계는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입국자 전수조사 시행과 진행 상황에 대한 정보 부재, 접촉기준과 확진환자 동선에 관한 소통 부재와 정보공개의 혼선, 공중보건 위기대응전문가 그리고 위해소통관리 전문가의 부재 등 과거 메르스 사태와 같은 실패의 반복과 방역예방관리체계의 실패가 나타난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방역예방관리체계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금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유입 저지와 지역사회 감염 전파 차단, 예방관리대응 매뉴얼과 지침 제정, 투명하고도 신속 정확한 대국민 정보소통, 공중보건 위기대응전문가와 위기관리 소통시스템 전문가 등 위기관리 전문성의 정상화, 정부-의료계간 소통채널 정상화 그리고 정부의 의사결정과정 개선 등 시급하고 산적한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부디 오늘 대한의사협회의 충정 어린 권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주시기 바란다”며 “정부가 전문가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과 의료계, 정부가 하나 돼 철저하게 대응해나간다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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