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정부가 부산시에 2차 블록체인 특구 사업 후보 7곳을 가급적 모두 승인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당초 블록체인 기술 기반 사업은 암호화폐 거래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정부는 부산시를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지정했다. 이후 부산시 미래산업국 블록체인기획단TF(태스크포스)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통해 부산 블록체인 특구 추가사업 발굴을 위한 수요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산시가 이르면 오는 3월 부산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할 2차 민간 사업자를 추가 선정한다고 전했다. 2차 사업 선정 후보 7곳은 삼성SDS컨소시엄과 빗썸코리아 등으로 그외 후보 업체는 최종 선정이 되기전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 김영권 삼성SDS 금융사업부 팀장 (사진=삼성SDS)

 

◇ 삼성이 나선 블록체인 기술 적용 사업은 어떤 것일까

 

 

 

삼성SDS는 지난 29일 블록체인 기반 '실손 보험금 간편청구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자사의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활용해 병원을 찾아 증빙 서류를 뗄 필요 없이 의료비 결제 후 카카오톡 알림톡을 받아 링크를 클릭하는 방식으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삼성SDS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0에서 최초로 단독 부스를 열고 미국 통신서비스 기업 시니버스사와 업무협약(MOU)를 통해 넥스레저를 기반으로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이어 넥스레저를 적용하면 영수증 위·변조 행위를 원천 차단하고 비용도 아낄 수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테크마힌드라는 지난해 이와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국내에서는 삼성화재와 NH농협생명의 실손 보험 가입자를 시작으로 강북삼성병원과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또 올해 말까지 이대목동병원·서울의료원 등 국내 주요 30개 병원과 8개 보험사로 늘릴 계획이다.

 

 

심헌섭 금융IT사업부장(전무)은 "더 많은 실손 보험가입자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리하게 보험금청구를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부산시 2차 블록체인 특구 사업을 통해 인공지능(AI)과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한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전자증명(DID·탈중앙화 신원식별) 서비스를 항만 출입국 절차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 제닉스 스튜디오 이일희 대표가 센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제닉스 스튜디오)

◇ 블록체인 기술로 화재·정전·누수 등 건물 사고 예방

 

 

지난 2009년 설립된 제닉스 스튜디오(이하, 제닉스 대표 이일희)는 블록체인 기반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플랫폼 ‘xensor(젠서)’를 지난 2018년 말 개발해 이미 한국 테헤란로와 상암, 을지로의 대형 건물 68개를 관리하고 있다.

 

 

젠서는 번거로운 관리포인트들을 자동화하여 데이터를 축적하고 거래할 수 있으며 저렴한 비용으로 IoT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IoT 플랫폼이며 건물 설비에 설치되는 센서와 수집된 데이터들을 취합하고 통신하는 게이트웨이로 구성된다.

 

 

센서는 온도와 습도 등으로 측정을 할 수 있고 화재·누수·정전·기계고장에 대한 예방 정보를 전송 해준다.

 

 

특히 기존에는 센서가 불이 난 뒤에만 확인이 가능했지만 젠서의 센서는 불이 나기 전 단계에 툴루엔과 같은 가연성 가스를 측정할 수 있어 불이 나기 전에도 화재 위험을 감지할 수 있다.

 

 

▲ 젠서(xensor)의 센서(sensor)와 게이트웨이(gateway) (사진=제닉스 스튜디오)

센서는 ▲자산 감시 ▲자산 제어 ▲통신망 구성 ▲데이터 마켓 등의 단계로 서비스를 발전시킬 계획이다.

 

 

게이트웨이는 일종의 공유기처럼 센서와 통신을 한다. 최대 반경 15km까지 통신망을 형성해 대형건물 하나당 한 개의 게이트웨이만으로도 충분히 커버리지를 구성할 수 있다.

 

 

와이파이나 5G는 전파를 촘촘하게 구성해 대용량 데이터를 짧은 거리에 전송하지만 젠서 게이트웨이는 전파를 길게 늘여 작은 데이터를 멀리 보내는 방식을 취한다.

 

 

촘촘하게 구성해 대용량 데이터를 짧은 거리에 전송하는 5G와 달리 2G 수준의 속도를 구현할 수 있지만 전파를 길게 늘여 텍스트와 간단한 이미지, 저화질 영상과 같은 작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일반적으로 7000평 규모 건물을 자산관리팀 6명 근무하는데 젠서를 도입하면 2명의 필수 인력만 있어도 충분히 유지 관리할 수 있다.”며 “별도의 통신망 설치가 필요 없고, 게이트웨이가 센서와의 통신을 충분히 제공해 통신비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젠서는 블록체인 메인넷에 정보를 등록하고 이 노드 정보를 활용해 관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큰 사고를 예방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젠서를 설치한 사용자들은 각종 위험데이터와 미세먼지, 유동인구 데이터를 요구하는 수요자들에게 팔아 코인으로 받을 수 있다.

 

 

한편 젠서 코인은 올해 4월 런칭한 후, ▲빗썸 ▲빗썸 글로벌 ▲디지파이넥스 ▲코인베네 ▲비트렉스 글로벌 ▲비트소닉 등 일곱번째 글로벌 거래소 상장으로 예사롭지 않은 상장 속도를 보여 주고 있다.

 

 

▲ 병무청 간편인증 화면

◇ 병무청 민원도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간편하게 이용 가능

 

 

모바일 보안 기업 라온시큐어는 병무청과 함께 공동 구축한 블록체인 간편인증 서비스를 오픈했다.

 

 

지난해 4월부터 이 서비스는 병무청 민원포털 사이트에 블록체인 기반 전자서명 기술이며 국내 공공기관으로는 최초로 선보였다. 이로써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로그인과 신원확인 절차를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블록체인 간편인증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우선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병무청 간편인증 앱을 다운로드 받아 앱을 실행시키고 휴대폰인증을 통해 본인확인 과정과 간편 인증 수단을 확인한다. 이후 병무청 민원포털에서 블록체인 간편인증 로그인만 하면 된다.

 

 

또한 병무청 앱과의 연계를 통해 블록체인 간편인증 로그인 기능을 제공하며 병무청 앱을 이용하여 현역병 입영신청, 대체복무 신청 등 다양한 민원처리가 가능하다.

 

 

이와 같이 블록체인 기술이 그 범용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아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 블록체인 특구는 기존 1차 사업자인 ▲비피앤솔루션 ▲현대페이 ▲코인플러그 ▲부산은행 등과 협력해 ▲수산물 이력 관련 해양물류 플랫폼 ▲부산 지역 관광 정보 관련 스마트투어 플랫폼 ▲공공안전 영상 제보 ▲디지털 바우처(지역화폐) 서비스 등도 오는 3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사 모인이 신청한 '정보통신기술(ICT) 규제샌드박스'를 1년째 패싱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0일에서야 "현재 블록체인 해외송금 건은 부결된 것이 아닌 보류 중인 상태" 라며 입을 열었다.

 

한편 지난달 블록체인 관련 행사에서 한 관계자는 “정부가 블록체인 쇄국정책을 펼치고 있으니 흥선대원군이 통치하는 것과 같다”며 정부의 지나친 규제에 대해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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