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인파가 많기로 유명한 서울 곳곳의 번화가에도 상권이 얼어붙었다. 지난 7일 명동과 홍대, 그리고 중국 동포들이 밀집 거주하고 있는 대림동을 찾아 기자가 직접 취재해봤다. <편집자 주>
▲ 7일 오후 홍대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사람이 이렇게 없다니”... 찬바람 부는 홍대·명동


이른바 ‘젊음의 거리’로 불리며 청소년부터 2-30대까지 아울러 찾는 홍대 거리를 찾았다. 워낙 사람이 많은 곳이다 보니 어느 정도는 있겠거니 예상했으나 생각 이상으로 사람이 적었다.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거리 곳곳을 지켜본 결과, 오후부터 해가 질 때까지도 꽤 한산한 모습이었다. 길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평소보다 사람이 정말 없다며 입을 모았다.

홍대에서 만난 김모 씨(25)는 “홍대에서 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매주 홍대를 오는데, 이 정도면 거의 평일 점심시간 수준”이라며 “금요일 저녁에 홍대에 이렇게 사람이 적기는 쉽지 않은데, 오늘은 정말 적은편이다. 사람이 많은 곳이라는 것을 다들 알다보니 조심하는 차원에서 나오지 않은 것 같고, 오더라도 마스크를 챙겨서 다니는 것 같다. 저도 오늘 나오기 전에 마스크를 챙겼다”고 말했다.

명동 또한 마찬가지였다. 같은 날 점심시간께 명동을 찾았다.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명동거리는 취재차 여러차례 들른 거리 중에 사람이 가장 없었다. 명동을 찾은 사람들도 “와, 오늘 정말 사람 없다” 등의 말을 하며 지나갔다. 명동을 찾은 길거리의 시민들도 10명 중 9명은 마스크를 쓴 채였다. 쓰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가 더 힘들 정도였다.

명동은 특히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 23번째 확진환자(57·여·중국)가 명동 롯데백화점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백화점은 결국 지난 7일부터 임시 휴업에 돌입했다. 롯데백화점은 9일까지 백화점 전 시설물을 방역 소독한 뒤 오는 10일부터 정상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 7일 대림동의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편은지 기자)

◇ 휴업 음식점·마스크 쓴 시민들... 대림동 상황은

그렇다면 중국동포가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림동은 어떨까. 최근 한 매체의 기사에 따르면 마스크도 쓰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대림동 시민들과 음식점 점주 등이 많은 것으로 보도됐다. 이를 두고 대림동에 대한 시민들의 혐오를 조장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기자가 가본 대림동은 달랐다. 우한 폐렴의 여파로 거리에 나와 있는 사람은 서울의 다른 지역처럼 눈에 띄게 줄었으나 기존 보도된 바와 다르게 10명 중 8명은 마스크를 쓴 채였다. 대림동 또한 강남·강북과 다를 바 없는 서울의 한 지역이었을 뿐, 신종코로나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걷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대림동의 한 마라탕 전문점을 찾았다. 넓은 매장에 비해 손님은 두 테이블 정도로 한산했다. 음식점 점원과 주방 내부의 직원 또한 꽤 한가해보였다. 음식을 먹고 있는 손님들의 테이블 위에는 쓰고 왔다 벗어 놓은 마스크가 놓여있었다. 점원과 주방 직원의 얼굴에도 마스크가 씌여 있었다.

이 마라탕 전문점 점원은 “손님이 많이 줄었다. 원래도 평일 낮에 사람이 아주 많은 건 아니었지만 (폐렴 소식 이후로는) 주말에도 거의 없다. 문을 닫을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식당 차원에서의 예방조치에 대해서는 “손님들은 거의 마스크를 쓰고 오고, 점원들도 마스크를 쓰고 일한다. 손님이 한명도 없어도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고 말했다.

▲ 대림동의 한 음식점 앞에 임시 휴업을 알리는 내용의 문구가 붙어있다.(사진=편은지 기자)

임시 휴업 공지가 붙은 음식점들도 곳곳에 보였다. 휴업을 공지한 한 음식점 앞에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기간 고객님과 직원의 안전을 위하여 2월 3일부터 2월 13일까지 임시 영업정지함을 공지한다”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기자가 본 대림동은 서울의 홍대, 명동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물론 음식점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에 힘썼다.


서울남부출입국·외국인사무소도 지난 6일부터 중국 교포 밀집지역으로 알려진 대림동과 구로구 가리봉동을 중심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을 막기위한 안내 활동을 시작했다. 박동철 서울남부출입국·외국인사무소 관리과장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동포 밀집사회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동포를 향한 근거없는 가짜뉴스를 막기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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