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입니다.”

지난해 7월 세계적인 벤처 창업 투자자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한 말입니다. 당시 이 발언은 학계, 산업계, 언론 등에게 집중 조명 받으며 엄청난 관심을 끌었습니다. 미래 산업 구현의 핵심 기술인 AI(인공지능) 경쟁력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는 평가입니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입니다. 물론 모든 분야가 중요하겠지만 손 회장을 비롯해 국내·외 전문가들은 AI의 중요성에 대해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두뇌’로 불리는 AI 분야를 이끄는 것이 곧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 간다는 것입니다.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 우리 정부는 AI 인재 양성을 위해 올해 ‘AI 대학원’을 12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정상급 인재 확보를 통해 AI 분야를 선도하겠다는 취지는 긍정적입니다. 다만 경쟁국에 비해 그 규모 작고,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에 <투데이코리아>는 국내 AI 대학원 사업과 관련된 다양한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진단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 AI 자료사진. (사진=삼성전자 제공)


◇ AI 대학원? 무슨 사업일까

 

 

지난해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와 성균관대, 고려대를 1차 AI 대학원 사업 대상 대학으로 선정했다. 같은 해 9월 2차로 POSTECH(포스텍·포항공과대학)과 GIST(광주과학기술원)이 선정돼 현재 국내에 있는 AI 대학원은 모두 5곳이다.

 

 

AI 대학원은 전 세계적으로 전문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AI 분야의 고급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AI 및 자율주행, 데이터 과학 연구를 선도할 인재를 발굴한다.

 

 

과기정통부는 이 사업에 대해 “미국, 중국 등 해외 주요국에서 AI에 특화된 전문학과를 설립해 AI 인재를 양성하는 추세에 발 맞춰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카네기멜론대는 2002년 세계 최초 머신러닝학과 석·박사 과정을 개설했고, 중국은 ‘AI+X’ 복합 전공 100개 개설 및 AI 단과대·연구원 등 50개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선정된 AI 대학원 5곳에 작년 10억 원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연간 20억 원씩 5년간 90억 원을 지원한다. 향후 평가를 통해 최대 5년(3+2)동안 추가로 지원(총 10년간 190억 원)할 방침이다.

 

 

5개 AI 대학원의 학생 정원은 석·박사 합쳐 50~60명 수준이다. 대학원별 운영방향은 각각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향후 목표는 국가 경쟁력 제고를 이끌어갈 AI 고급 인재 확보로 압축된다.

 

 

 

 

▲ KAIST AI 대학원 개원식. (사진=KAIST 제공)


◇ 1차 AI 대학원 선정 KAIST·성균관대·고려대는 수업 중

 
 

 

지난해 3월 1차로 AI 대학원에 선정된 KAIST와 성균관대, 고려대는 작년 가을학기(9월)부터 AI 관련 학과를 개설해 교육을 진행 중이다.

 

먼저 KAIST는 지난해 8월 가장 먼저 AI 대학원을 공식 개원했다. 이 대학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를 통해 글로벌 AI 선도대학 발전’으로 라는 비전을 내세웠다. 특히 2023년 이후 AI 대학원을 넘어 단과대 수준의 ‘AI 대학’으로 발전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정송 KAIST AI 대학원장은 개원식에서 “세계적인 연구역량을 갖춘 AI 인재라면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 모아 명실상부 세계 최고 반열의 AI 연구 허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AIST AI 대학원은 석사·박사·석사박사통합 등 총 3개의 학위과정과 머신러닝·AI 핵심 기술 중심의 교과 과정으로 운영된다.

 

 

KAIST AI 대학원의 입학정원은 석사 40명, 박사 20명으로 총 60명이다. 이 대학은 2023년까지 석박사급 AI 고급 인재 110명(석사 85명·박사 25명)을 배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세계 최고 연구자의 전임교원을 2023년까지 20명 확보하고 세계 탑 컨퍼런스 논문 출판 등 질적으로 우수한 연구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KAIST는 AI 대학원 전임교원을 AI 분야 최고 수준의 역구 역량을 보유한 교수진으로 구성했다. 작년 전임교수 8명에서 올해 봄 2명을 더 충원해 총 10명이 될 예정이다. 평균 나이도 41세로 비교적 젊은 편이다.

 

 

KAIST는 국내 AI 대학원 중 개설과목수가 가장 많다. AI 핵심(전공필수 3개, 전공선택 13개)과 AI 심화(전공선택 13개) 등 머신러닝, AI 핵심 연구 중심의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 학생별 수준별 맞춤 교육도 제공한다.

 

 

성균관대는 역시 지난해 9월 가을학기부터 수강생을 모집해 수업을 진행했다. AI 대학원 개원식은 지난해 11월 열었다.

 

 

성균관대 AI 대학원은 1차로 선정된 세 대학원 중 가장 많은 15명의 전임교원을 확보했다. 기존 AI 로봇학과를 확대 개편해 60명의 입학정원을 우선 확보했다.

 

 

성균관대 AI 대학원은 AI SW, HW 분야에 △복합지능 △신속지능 △생성지능 △행동지능 등 4개 그룹 분야로 나눠 전문화된 AI 핵심기술 교육·연구를 추진한다. 이를 바탕으로 제조업, 헬스케어, 비즈니스 등 3개 분야의 응용연구를 위해 분야별 겸임교수가 참여해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성균관대 AI 대학원은 △기초(통계 등 6개) △핵심(기계학습 등 26개) △심화(심층학습 등 11개) △프로젝트(SW/HW 설계 등 3개) △응용(AI+X 등 6개) 등으로 교과과정이 구성됐다. 현장 중심의 AI 혁신 연구를 위한 수요 기반의 교육과정 및 산학협력 운영을 목표로 한다.

 

 

특히 성균관대는 지난해 11월 AI 대학원 개원식과 함께 국내 대학 최초로 AI R&E 선도대학 육성의지를 밝히는 ‘AI 비전전략 선포식’을 가졌다.

 

 

AI 비전전략은 교내 산재된 AI 분야 학사 조직을 재편해 학부 과정에 △인공지능융합전공 △데이터사이언스융합전공 △융합소프트웨어연계전공을 두고, 대학원 과정에 △인공지능학과 △인공지능융합학과 △데이터사이언스융합학과 △빅데이터학과를 설치하는 구조 개편을 단행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AI 인재 양성소로서 거듭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은 “미래 언어인 AI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이중언자를 육성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도록 AI 컴퓨팅 인프라와 우수교수 확보, 교육과정 개발 등 전분에 걸쳐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AI 대학원은 지난해 9월 개원식을 열고 가을학기 첫 수업을 시작했다. 고려대는 50여개 국내외 기업·대학·연구소와 협력하고 7명의 전임교수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AI 핵심 교과 과정을 개설했다.

 

 

AI와 관련된 딥러닝, 컴퓨터비전, 자연어처리, 음성인식, 빅데이터, 신경망 등의 핵심 연구 분야와 헬스케어, 금융, 지능형에이전트, 게임, 자율주행, 국방을 포함하는 ‘AI+X’ 특화 분야 중심의 연구도 수행할 계획이다.

 

 

고려대 AI 대학원은 오는 2028년까지 AI 분야 국내외 석학 25명을 확보하고 산학협력 강화를 위해 산업 현장의 전문가도 지속적으로 채용하겠다는 방침이다. 2023년 이후에는 200여명의 박사 과정을 운영하고 매년 50여명의 박사를 배출할 예정이다.

 

 

고려대 AI 대학원 이성환 주임교수는 “산업체와 현장에 필요로 하는 기술을 습득한 고급 인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둬 대한민국을 미래 AI 기술 강국으로 선도할 AI 박사급 고급 인재를 성공적으로 양성·배출하겠다”고 말했다.

 

 

 

 

▲ 포스텍.


◇ POSTECH·GIST 올 봄학기부터 개강

 

 

지난해 9월 2차 AI 대학원으로 선정된 POSTECH과 GIST는 신입생을 모집하고 올해 봄학기(3월)부터 학과를 개설한다.

 

 

먼저 POSTECH AI 대학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역량 확보 △글로벌 리더 인재 양성 △AI+X 융합인재 공급 △AI 산학 생태계 활성화 등 4대 전략으로 운영된다. 특히 AI 핵심 3개 분야(미디어 AI, 데이터 AI, AI 이론)의 학습·연구를 기반으로 9대 분야 AI+X 융합 연구를 각 분야 전문가와 협력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POSTECH은 올해 석사 30명, 박사 20명 등 매년 50명 이상을 선발해 2023년까지 석박사급 AI 핵심 융합인재 200명 양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해 9월 기준 11명인 세계 수준의 우수 전임교원을 2023년까지 26명으로 확충하고 실리콘밸리와 같은 ‘인재-데이터-산학협력’ 체계의 생태계 조성에도 나선다.

 

 

GIST AI 대학원의 슬로건은 ‘산업 밀착형 글로벌 AI 혁신인재 양성’이다. AI 전문지식 및 융합능력 배양을 위한 AI 기초(9개), AI 핵심(22개), 창업(13개), 현장응용 및 확산까지 산업밀착형 전주기 교육과정을 개설한 게 특징이다.

 

 

특히 헬스케어, 자동차, 에너지 등 ‘지역 3대 특화분야’ 중심의 융합 연구 촉진 및 교육-연구-창업이 이어지는 AI 선순환 생태계도 조성할 계획이다.

 

 

GIST AI 대학원은 석박사 통합과정 중심으로 운영하고 올해부터 50명 이상씩 선발한다. 글로벌 수준의 AI 전문가 전임교원 역시 2023년까지 12명을 확보할 계획이다. AI+X 교육·연구 강화를 위해 23명의 겸무교수가 참여한다. <②편에 계속>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