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에 자리잡은 국산 수제맥주의 모습.

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그간 맥주 시장에서 부진한 성장세를 보였던 국산 수제맥주가 전성기를 맞이했다. 일본 불매로 시작해 정부의 종량세 시행, 프랜차이즈 매장 확대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500여 개였던 전국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매장 수가 올해 2월 기준 800여 개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수제맥주의 기본 생산 방식은 다품종 소량생산이지만 프랜차이즈 매장이 확대됨으로써 국산 수제맥주의 유통망이 전국적으로 구축돼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국산 수제맥주는 수입맥주의 기세에 밀려 국내 맥주시장안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일본 수입맥주 불매운동이 일면서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 작년 하반기 일본맥주의 월별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지난해 7월 기준 –52.2%로 절반 이상 떨어졌고, 지난해 12월에는 –93.8%까지 감소했다. 사실상 바닥을 친 수준이다.

이에 국산맥주는 반사이익을 봤다. 주류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1~5%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던 국산맥주는 불매운동이 일었던 하반기에 들어서는 30%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특히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것은 국산 수제맥주다. 국산 수제맥주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40%대의 신장률을 보이다가 지난해 7월 159.6%에서 12월 306.8%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어 올해 초부터 시작된 정부의 종량세 시행으로 국산 수제맥주 시장이 더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종량세는 출고되는 주류의 양에 주종별 세율을 곱해 주세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주류의 가격이 다르더라도 주종이 동일하고 동일한 양을 출고했다면 주세가 동일하게 부과된다. 그동안 주류의 종류가 동일하더라도 제품의 출고가가 높으면 상대적으로 많은 주세를 납부하는 종가세 체계였기에 국내 맥주 제조사는 상대적으로 세금 부담이 컸다. 특히 대량생산이 어려운 수제맥주의 경우 원가가 높아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종량세 시행으로 주세부담이 낮아져 최대 30%의 세금 인하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국산 수제맥주 업체들은 생산설비를 확대하고 신메뉴를 개발하는 등 본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려는 모습이다. 1세대 수제맥주 회사 카브루는 지난해 경기 가평에 양조장 2곳을 증설해 자체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이달 새로운 수제맥주 6종을 선보이기도 했다.

수제맥주 프랜차이즈인 생활맥주 관계자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인해 국산 맥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데다 세금 부담도 줄어든 만큼 더 많은 양조장과 손잡고 품질 좋은 수제맥주를 다양하게 소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