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최근 실적 악화로 고전중인 한국전력공사(이하, 한국전력 김종갑 대표)가 비용절감을 위해 저가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을 내세워 전력 사업 입찰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했다.

앞서 지난해 3월 경 한국전력은 '완도-동제주 #3 HVDC 해저케이블 건설사업'에 대한 기술평가설명회를 2차례 개최했다.


그러나 해당 설명회에 세계무역기구(WTO)와 정부조달협정(GPA)에 가입돼 있지 않아 국내 공공조달 입찰 참여가 불가능한 중국을 초청해 사실상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선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국내 전력 사업 입찰에 참여함에 따라 국내 전선 업체들이 일감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저가 입찰이 일반화되면 국내 전선 업계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며 "공기업이 오히려 자국 업체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해당 사업은 제주지역에 안정적인 전력공급 및 전남 남부지역의 지역 인프라 구성을 위한 것인 만큼 사업적인 측면을 떠나 품질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더욱 문제는 중국 전선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지 못해 파키스탄이나 방글라데시 등과 같은 개발도상국에서만 수주받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중국 전선 업체들은 현재까지 선진국에 제품을 공급한 사례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은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기획재정부의 허가를 요청한 상태다.


한국전력의 한 관계자는 “해당 사업을 비롯한 설명회에 대한 정보는 현재 입찰공고 전이므로 세부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기재부에 관련 내용에 대해 해석을 요청한 사실은 있으며 중국 입찰참여에 대한 허락을 받았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전선 업계는 한국전력의 이 같은 방침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며 중국 업체가 국내 전력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LS전선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은 중국이 GPA에 가입돼 있지 않아 중국에 전력 케이블을 아예 수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중국 업체들로서는 선진국에서 전력 사업을 수주해 실적을 쌓는 것이 중요한 과제인데 한국이 기회의 땅이 되면서 ‘작은 집’이 ‘큰 집’을 도와주는 꼴이다.


전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플랫폼 역할을 해 국부 창출과 고용 창출을 이끌어야 할 공기업이 오히려 해외 업체를 돕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전력은 지난해 3분기 총 매출액 15조 9122억 원, 영업이익 1조 2392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각각 3.0%, 11.2%씩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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