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현섭 산업/금융부장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하고 신사업 준비를 위해 충분한 실탄을 마련한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공격적 인수합병(M&A)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각 금융지주사는 전통적인 은행업 중심의 비즈니스 구조를 벗어나 다양한 수익원을 갖춘 종합금융그룹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비은행 금융사 인수에 나선 상황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교원공제회에서 보유했던 더케이손해보험 지분 인수계약을 맺고 계열사로 편입한다. KB금융그룹은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참여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생명보험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은행수익 의존도를 상당부분 낮췄다. 아울러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국내시장 여건을 감안해 앞 다퉈 외국 금융사 인수를 통해 해외진출을 추진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대체시장은 꾸준한 경제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심지어 금융권 일각에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 금융사 인수에 나설 것이란 소문까지 나올 정도다.

그만큼 수익원 다변화와 해외진출·투자를 위한 금융지주사들의 M&A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반면 충분한 분석과 검토 없는 성급한 M&A는 ‘승자의 저주’를 불러올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다른 금융업역에서 안착하려면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창출하고 특화된 경쟁력을 토대로 차별화돼야만 한다. 대상이 보험사든 투자금융사나 자산운용사든 상관없이 인수 후 성장·발전을 위한 명확한 전략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걸출한 글로벌 금융 CEO로 유명했던 샌디 웨일이 추진한 수많은 M&A를 통해 성장을 거듭했던 씨티그룹이 실패한 사례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 금융지주사 CEO라면 현재에 안주하거나 시류에 따른 양호한 실적만 믿고 근거 없는 M&A에 대한 환상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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