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건설·대한건설협회는 유야무야..."넘어가자"

▲ 김상수 대한건설협회 회장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김상수 한림건설 회장이 대한건설협회(이하, 대한건협) 제28대 신임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억대 뇌물을 건넨 사건이 재조명 받고 있지만 관계자들은 “추억으로 묻어두자”는 꼴이다.
지난 1일부터 김 회장은 대한건협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앞으로 4년의 임기 동안 ▲대한건설협회장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장 ▲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장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사장 ▲건설기술교육원 이사장 등의 자리에서 건설업계를 이끌어가게 될 예정이다.

경남 김해 출신의 김 회장은 시공능력평가 91위의 종합건설업체 ▲한림건설의 대표이사 ▲동양파일 회장 ▲광릉컨트리클럽 회장 ▲한림용인컨트리클럽 회장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일 취임사에서 “건설산업 규제 혁신과 성장동력 발굴로 국가 경제 성장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대한건협은 김 회장에 대해 “각종 건설 규제 철폐등 건설산업 환경 개선에 노력해 왔고, 투명한 윤리경영 실천 등 건설업 이미지 개선에도 앞장서 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공능력을 평가한다는 권위를 가진 대한건협의 김 회장은 투명한 윤리경영을 실천했다는 평가와는 상반된 행위로 지적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3월 25일 경남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김치륭 호박(好朴)정치사회연구소 대표가 경남시민주권연합(상임대표 정시식) 관계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봉암 예식장 특혜 의혹과 관련해 자신이 정치인에게 뇌물 공여를 시도했다고 폭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김 회장은 지인들의 인사 청탁을 대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 전국후원회장이던 김치륭(63)씨에게 뇌물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에 따르면 김 회장이 지난 2015년 6월경 A지자체 도시건설청장의 연임을 청탁하며 자신에게 2000만 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김 회장은 역대 청장 가운데 유일하게 4년 3개월의 최장수 청장을 역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한림건설은 김 회장이 청장으로 재임하는 기간 동안 해당 지자체에서 대단지 아파트를 짓고 상가 건물 부지도 상당수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 지난해 9월 김치륭 후원회장과 MBC 인터뷰 보도 캡쳐

이후 김 회장은 세무조사 무마 청탁 의혹까지 제기돼 탈세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김 씨의 폭로로 사건이 불거지자 김 회장은 ‘입막음용’으로 6200만 원을 송금했다.

또한 김 씨가 청탁의 근거로 제시한 메모장에는 김 회장의 청탁 뇌물을 당시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사람이 현재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변호사인 것으로 기록되어있다.

본지가 한림건설 측에 김 회장이 청탁을 의뢰하며 뇌물을 건넨 사건에 대해 어떤 처벌이 있었냐고 묻자 “다 지나간 일이고 이미 해결된 문제”라고 일축했다.

대한건협은 김 회장의 부정 행위에 대해 “몰랐던 사실이다”라고만 대답해 회장 선출 자격 기준이 모호하다는 허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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