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취소된 올림픽은 총5번...전염병으로 취소되면 첫 번째 사례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폐렴)의 확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20 도쿄올림픽이 취소 또는 연기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준호 기자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폐렴)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올해 개최 예정인 도쿄올림픽이 개최 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7월 도쿄올림픽 개최 연기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일본 올림픽상은 3일 밤 국회에 출석해 연말 연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올림픽이 예정대로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도했다.


하시모토 올림픽상은 이날 일본 상원인 참의원들에게 "올림픽 개최 결정은 IOC가 내린다. 5월 말이 중요한 결정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도쿄올림픽 연기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 25일 IOC 전 부회장이자 현직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캐나다의 딕 파운드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5월까지는 결정해야 한다”면서 “만약 코로나19 때문에 개최가 어렵다면 연기나 취소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부터다.


그러나 이는 IOC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토마스 바흐 IOC 회장은 이날 이례적인 긴급성명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특별 작업팀을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올림픽 성공을 위해 전적으로 헌신하겠다(full commitment)"며 개최 의지를 강하게 시사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일본은 가능한 모든 일을 하며 사태를 타개하길 기대하고 있다"면서 "지금 연기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IOC와 함께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 일본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폐렴)으로 2020 도쿄 올림픽 개최를 연기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올림픽 주무장관은 3일 참의원 질의응답에서 올림픽 경기가 연내에 개최될 수 있으며 그것은 7월 24일에 시작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11일 올림픽 주무장관에 임명된 하시모토 장관이 총리공관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코로나19 확산에 일본 정부도 ‘당황’


도쿄올림픽은 7월24일부터 8월9일까지 열릴 예정이지만,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개최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상태다.


특히 개최 강행을 고집하던 일본 당국이 처음으로 연기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4일 기준 전 세계 77개국에서 9만2000명 넘는 감염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개최지인 일본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만 999명(사망 12명 포함)에 달한다. 이에 3월 한 달간 일본 전역에 휴교령이 내려졌고, 홋카이도에선 비상사태까지 선포됐지만 일본 정부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도쿄올림픽 취소나 연기에 대한 우려가 나온 것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부터 나왔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로 인해 방사선 수치가 기준치 이상으로 나오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아직 우려를 표하지 않고 있다.


KBS 보도에 따르면 후쿠시마 성화 봉송로는 방사능 기준치가 85%가 초과됐고, 성화봉송로 1.5km 구간 13군데 가운데 기준치 이하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흙에서는 기준치의 44배가 넘는 세슘이 검출됐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를 성화봉송 구간에 넣은 것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초과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그린피스는 도쿄올림픽 성화 출발지인 후쿠시마현 J 빌리지와 인근에서 여전히 높은 방사선량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그린피스는 J 빌리지 재조사를 통해 유동 인구가 많은 구역에서 시간당 3.4 마이크로시버트(3.4 μSv/h)를 확인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제염 목표 기준인 0.23 μSv/h의 15배에 이르는 수준이다.사진제공=뉴시스


◇ 올림픽 취소 총 다섯번...전염병으로 취소될 경우 첫 번째 사례


한편 역사상 올림픽이 취소된 사례는 총 다섯 번으로 하계올림픽 세 번, 동계 올림픽 한 번이다. 하계 올림픽은 1916년과 1940년 그리고, 1944년에 올림픽이 취소됐다.


첫 번째 취소는 1916년 제1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연기됐다. 결국 1920년 안트베르펀 올림픽이 개최되면서 취소처리됐다.


두 번째 취소는 1940년 일본 도쿄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중일전쟁이 발발되고 미국이 불참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일본이 개최권을 자진반납했다. 이후 개최 1년 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결국 취소됐다.


세 번째 취소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4년 하계올림픽도 취소됐다. 개최 예정지는 영국 런던이었으나 세계대전이 진행 중이라 취소됐다. 다만 1948년 하계 올림픽의 걔최지로 다시 런던이 선정됐다.


동계 올림픽도 1940년과 1944년 둘 다 세계대전 중이라 개최가 취소됐다. 1940년은 일본 삿포로가 개최지였으나 하계 올림픽과 함께 개최권을 반납했다. 1944년 이탈리아 콜티나담페초가 개최지였지만 전시 상황 중이라 역시 취소됐다.


이번 일본 도쿄올림픽이 연기 또는 취소되면 역사상 유례없는 전염병으로 인한 것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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