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100인 이상 주한 외국인 투자기업(이하 외투기업) 10곳 중 7곳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투기업들이 가장 큰 부담을 호소한 기업정책은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등 노동정책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4일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종업원수 100인 이상 외투기업 150곳을 대상으로 ‘외투기업 경영환경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기업 매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감소’로 예상한 응답이 67.3%로 조사됐다.

특히 조사 결과에 따르면 300인 이상 기업 26개사 중 76.9%가 매출 감소를 예상한다고 응답해 대기업에서도 매출 타격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외투기업의 80.7%는 올해 한국의 경제상황이 작년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 반면, ‵개선될 것‵이란 응답은 1.3%에 그쳤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0%에 턱걸이한 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들이 많았다.

주한 외투기업의 74.0%가 가장 부담이 되는 기업정책으로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정책’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증세 등 조세정책(10.7%)’, ‘서비스 및 신산업규제(4.7%)’, ‘기업지배구조 규제 강화(4.7%) 등을 지적했다. 2년 전 설문과 비교하면 노동정책 응답(65.0%)이 9.0%p 늘어났다. 외투기업이 체감하는 노동정책 부담이 최근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변화한 외국인투자 정책 중 가장 크게 영향 받는 정책으로는 응답기업의 56.0%가 2019년 시행된 ‘외투기업 법인세 감면제도 폐지’를 지목했다. 정부가 외투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내걸고 올해 2월 발표한 ‘현금지원 인센티브 적용대상 확대(26.7%)’, ‘현금지원비율 상향조정(10.7%)’, ‘미처분 이익잉여금 재투자의 외국인투자 인정(4.7%)’을 선택한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결과는 정부의 세밀한 정책적 배려가 효과가 있지만 법인세 감면 등 큰 혜택이 사라진 데 대한 외투기업들의 아쉬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년간 한국에서의 기업 경영여건 변화를 종합평가하는 질문에는 ‘악화됐다’는 평가가 22.6%로 ‘개선됐다(13.4%)’는 응답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다. 2년 전 설문과 비교하면 ‘개선’ 응답은 9.1%p 감소하고 ‘악화’는 0.9%p 늘어났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경제활력 제고 차원에서 외국인직접투자 유치 확대가 시급한데, 유치금액은 지난해 128억 달러로 1년 새 26.0%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추 실장은 “올해는 코로나19 등 악재가 겹쳐 외투기업들이 국내경기 부진과 매출 감소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정부가 노동규제 완화, 외투기업 지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 외투기업들의 경제심리 회복을 이끌어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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