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현 부장

‘그칠 때 그치고 행할 때 행하여 움직임과 멈춤이 그 때 잃지 않아 그 道도 밝게 빛난다’ - <얼: 3·1정신 魂讚頌(혼찬송)> ‘그날 얼의 실현’ 중.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통제되지 않는 움직임으로 나은 결과로 전세계가 불안에 떨고 있다.

전보다 집에 자주 있게 되는 요즘, 책 정리하면서 작년 취재 중 만난 분이 주신 책이 눈에 띄었다. 책표지에 ‘3·1대한독립만세운동과 대한민국 상해임시정부 100주년에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쓰여 있다. 저자는 우리선조가 물려준 역사 가운데 아픈 것은 되풀이 하지 않고 개선하며, 기쁘고 즐거운 것은 발전시켜 우리 아들딸들에게 살기 좋은 나라, 다시 태어나고 싶은 나라를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 몫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민족은 3·1정신의 얼과 상해임시정부의 넋으로 빚은 대한민국 정신으로 그 어떤 어려움을 이겨내, 밝고 희망찬 미래를 후손들에게 남겨줄 것을 확신하며 그 만의 몫을 해보려고 머리글에 쓴 내용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지난 토요일은 3·1절이었나 싶을 정도로 잊은 채 확진자 숫자가 초미의 관심이었다. 동네 상인들도 IMF때보다 2~3배는 더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어디 가서 먹는 것도 편치 않아 빵집을 들르니 빵집의 식빵은 이미 동이 났고, 거리에 식당이나 상점들은 한산하다.

한 어머니는 리듬체조 하는 자녀가 코치와 3주의 러시아 투어를 갔다가 지난 20일쯤 돌아왔다 한다. 그녀는 “딸이 한 주만 늦게 귀국했어도 무슨 일이 생겼을지 모른다”며 “옆집 러시아인이 머리 검은 애들이 동네를 돌아다닌다며 신고해 간밤에 경찰이 조사 나왔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 당시 확진자가 없었던 러시아의 대응은 이해가지만, 우리 동포는 외국에서 어떤 대우를 받을까 싶어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한국인 입국금지로 공항에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한국인들도 있고, 대구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코로나 가짜뉴스에 속앓이를 하기도 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된 감염경로를 파악하지도 못한 채 전국 곳곳에서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집단감염 사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감염원을 알지 못하는 집단발명 사례들은 늘고 있어 대구를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2차, 3차 유행 물결이 일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는 한국에 귀국한 중국인을 콜밴 서비스로 바로 학교로 호송해 접촉자를 최소화 하고 있고, 주민들도 방역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우선 방역체계 정비가 시급하다. 일선에서 애쓰시는 의료진들과 보건당국과 함께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피해를 입은 이들부터 치료하고 전파 위험부터 차단해야 한다.

전세계 5억 명의 학생이 학교를 못가고 있고, 이탈리아는 5일 기준 하루사이 76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인접 국가도 증가하고 있다. 우한폐렴 바이러스 알고리즘을 지형적으로 설명해 바이러스가 때어날 수 있는 기후적 조건이 되면 장소와 관계없이 바이러스를 깨울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곳 어디라도 새로운 바이러스가 창궐했던 바이러스 경력을 지적한 이학박사도 있다.

국내에서 신천지 탓, 정부 탓, 중국 탓이니 운운하고 있을 때 중국이후로 한국, 일본, 이란, 이탈리아와 유럽 각 나라, 미국 등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급속히 퍼져가고 있다. 중국은 확진자가 둔화추세가 되니 과거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된 스페인 독감을 거론하며 다른 나라에 책임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가 자국에서 생기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진 않고 있다.

이 사회는 좋은 건 그냥 남들이 좋다니 좋고, 싫은 건 그냥 싫은 그런 이분법적 사고의 병폐를 드러내고 있는 시기인 듯하다. 신문명에 급변하는 시대에 이런 바이러스에 의해 뒤쳐지거나 소외되는 건 아닌지 두려움과 의심만이 쌓여가고 있지 않나 돌아본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속도로 확진자가 늘어나고, 사태는 심각해지고 있으나 곳곳에서 훈훈한 지원과 기부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한 개인이 1~2만원 기부하기도 어려운 이 때, 연예인이 100여 만원을 기부하든, 1억 원을 기부하든지간에 각 시민들의 그 작은 정성들이 모여 적재적소에 쓰여 시련을 이길 수 있길 소망한다. 이 사회를 희망과 발전의 나라로 후대에 물려줄 수 있길 기대한다.

서두의 글처럼 그칠 때 그치고 행할 때 행하여 움직임과 멈춤이 때를 잃지 않고, 우리 선조가 그랬듯이 시련을 극복하길 소망한다. 시련(試鍊)은 ‘단련하다’라는 의미가 있고 철을 두드려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 이 때가 아닌가 한다. 참기 어려운 순간을 만나면 더는 일어서지 못할 거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내안의 불순물이 제거되고 더욱 단단하고 멋진 모습으로 변한다. 시련이 그렇다. 당장은 포기하고 싶고, 불평과 불만이 생길지라도 시련이 바로 성장의 밑거름이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무급휴가로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들과 상인들이 나와 함께 경제부터 수습해 일으킬 수 있는 환경과 각 분야에서 활기차고 정상적인 활동으로 다시 재기할 날을 그려본다. 지난 달에 과잉보도·속보경쟁으로 인해 공포분위기를 조장하거나, 가짜뉴스 및 확실치 않은 부분적 정보 전파로 인한 여론몰이에 기운이 빠졌다면 이제는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희망적인 소식들이 퍼져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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