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한솔제지 홈페이지 캡쳐)

투데이코리아=김현호 기자 | 제지업계 1위로 알려진 한솔제지가 3월부터 인쇄용지 가격을 인상해 벽지·출판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폐렴)로 시장 전반이 침체된 시기에 도매업체에 부담을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5일 금융소비자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이달 들어 인쇄용지 가격을 본격화했다. 코로나19가 처음 국내에 발발된 지난해 12월부터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다 3월 들어서 인상된 가격을 받기 시작한 것. 제지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자연스레 벽지제조업체, 출판업체 등에서는 그 몫을 고스란히 감당하게 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지난 12월 공문을 통해 도매업체에 2020년 1월 1일 출고분부터 제지 가격이 오른다고 고지했다. 가격 인상의 이유로는 회사의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솔제지는 공문에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최저임금 상승, 화평법/화관법 등 강화되는 환경/안전관련 법규 등의 시행으로 인해, 매년 200억 이상의 추가비용 발생이 예상되고 있어 가격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벽지·출판업계에서는 반발이 거세다. 인쇄용지 가격의 가장 큰 가격 인상 요인으로 꼽혀왔던 펄프 가격은 오히려 하락했기 때문이다. 또 업계 1위인 한솔제지가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히면서 업계 2,3위인 다른 제지업체들도 잇따라 가격을 인상해 가격 담합 의혹까지 제기됐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산업 전반이 어려워진 시기에 가격을 올렸다는 점도 한 몫 했다.

한솔제지가 공문에서 밝힌 가격 인상 이유가 거짓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명시된 한솔제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30억 원 흑자다. 특히 펄프값에 이어 국내 폐지값이 하락했고, 올 4월 총선으로 인한 인쇄물로 인해 매출은 더욱 증대될 전망이다. DB금융투자는 올해 한솔제지가 13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시 말해 한솔제지는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에 이어 올해 전망이 밝음에도 ‘적자 폭이 커졌다’며 가격 인상을 단행한 셈이다. 이를 감안하면, 한솔제지가 직접 공문에서 밝혔던 ‘주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상승’ 등이 부담돼 이를 소비처에 떠넘긴 셈이 된다.

이와관련, 한솔제지 측은 ”담합은 사실 무근“이라며 ”가격인상요인은 작년 전체 영업이익이 흑자였다하더라도 인쇄용지 부문에서는 계속 적자를 보고 있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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