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오는 17일 기자간담회서 거취 표명

한국 유일의 제도권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분당 수순에 들어갔다.

심상정 전 민노당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대표와 노회찬(비례대표, 법제사법위원회)의원, 심상정 비대위의 당 혁신안을 지지했던 민노당 지역위원장과 총선 예비후보 등 40여 명의 당 관계자들은 지난 13일 저녁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회의를 열고 민노당을 탈당하고 새로운 진보정당을 창당하기로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회찬 의원 측의 한 관계자는 14일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심상정 전 비대위 대표와 노회찬 의원 등은 조만간 민노당을 탈당하고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에 나설 것”이라며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에 가입하지는 않겠지만 우리와 뜻을 같이한다면 '새로운 진보정당운동'과 같이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전 대표는 오는 1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거취를 밝힐 예정이고 노회찬 의원도 조만간 민노당 탈당을 선언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형탁 '새로운 진보정당운동' 대변인은 14일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심상정 전 대표나 노회찬 의원 등 민노당을 탈당하신 분들이 우리와 같이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에 나서겠다고 한다면 우리는 대환영”이라며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우리와 같이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분당 초읽기에 들어간 민노당은 분당을 막기 위한 마지막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 직무대행은 이 날 당사에서 열린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청년단체협의회 등 배타적 민노당 지지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심상정 의원과 노회찬 의원의 분당 활동은 옳지 않은 활동”이라며 “당의 단합을 위해 모든 동지들과 끝까지 함께할 것을 믿고 있다”며 탈당을 만류했다.

민노당 이영순 대변인도 이 날 브리핑에서 “심상정, 노회찬 두 의원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접하면서 깊은 우려와 형언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표한다”며 “민주노동당은 다시 한 번 두 분의 탈당과 신당 행보를 만류하며 재고를 당부한다”고 촉구했다.

이영순 대변인은 “이제 새롭게 천영세 대표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당의 혁신을 준비하고 있고 중앙위원회 소집을 예정한 상황에서 두 의원의 창당 소식은 당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지난 심상정 비대위가 제출한 혁신안 중에서 일심회 관련자 제명 건이 부결된 것은 당의 변화와 혁신을 거부한 것이 아니다”라며 “당원들의 총의를 모아서 진지한 성찰과 합의 아래 올바른 혁신을 해야 한다는 다수 당원의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강조했다.

민노당은 오는 19일 국회에서 중앙위원회를 열어 '당 위기 수습방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천영세 대표 직무대행과 최순영 집행위원장, 이영순 대변인은 현재 시내 모처에서 중앙위원회에 상정할 안건을 결정하기 위한 회의를 하고 있다.

상정될 안건으로는 △당 혁신안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영순 대변인은 “심상정 비대위에서 상정했던 당 혁신안 중 일부는 이 날 중앙위원회에서 다시 상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평등파 핵심인사들의 대규모 탈당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분당 흐름을 되돌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앙위원회에 상정할 안건에는 최기영 전 민노당 사무부총장과 이정훈 전 중앙위원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오는 중앙위원회에서 당 혁신안을 의결하더라도 평등파 당원들의 불만을 가라앉히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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