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 보도 캡쳐.

투데이코리아=김현호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 전 회장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일명 우한폐렴)가 확산되고 있는 일본 훗카이도 지역에 마스크 1만장을 지원한 가운데, 이 마스크가 ‘한국산’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에 지원된 마스크들은 국내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의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우리 정부의 마스크 수출 제한 이후 한국산 마스크가 일본으로 넘어간 경위에 대해서는 전해지지 않았다. 이번 논란과 관련 마스크 판매사로 지목된 락앤락은 “우리는 유통업체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지난 9일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씨 훗카이도에 마스크 1만장’이라는 제목의 온라인 기사를 게시했다.

기사는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중국에 일본 측이 마스크 등을 지원한 것과 관련, 마윈 전 회장이 일본 전력에 마스크 100만장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이 중 홋카이도에 1만장이 도착했다.

마윈 전 회장이 홋카이도에 보낸 마스크는 60장이 들어있는 박스 165개, 50장이 든 박스 2개로 총 1만장이다. 동영상에는 홋가이도 도청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마스크 박스를 내리는 장면이 포함됐다.

논란이 되는 건 이 박스에 선명한 ‘한글’이 적혀있었다는 점이다. 마스크 60장이 들어있는 박스에는 ‘퓨어돔 보건용 마스크’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보인다. 이는 한국 기업 락앤락의 ‘퓨어돔 보건마스크 KF94’인 것으로 추정된다.

마스크를 지원한 마윈 전 회장도 이 제품이 한국산임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시아경제는 마윈공익기금회가 ‘마윈 전 회장이 홋카이도에 지원한 마스크 1만장이 한국산인지’라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에서는 한국 기업 락앤락의 마스크가 중국으로 넘어가 일본에 지원된 경위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현재 국내는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며 마스크 단 1장이 귀한 상황인데, 1만장의 마스크가 일본으로 건너간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 정부는 지난 5일 마스크 수출을 전면적으로 금지한 상황이다.

마윈 전 회장이 어떤 경위로 대량의 한국산 마스크를 확보해 일본으로 지원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마스크 회사로 지목된 락앤락 측은 당혹스러워하는 모양새다. 자신들은 ‘유통업체’일 뿐 마스크가 일본에 넘어간 경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락앤락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성진씨앤투스라는 제조사에서 지난해 6월까지만 생산이 이뤄졌다. 이후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달 30일 현대홈쇼핑에서 132만장 규모를 판매한 후 본사에도 재고가 없는 상황이다. 마윈 전 회장이 당시 홈쇼핑에서 마스크를 구매한 건지, 이보다 앞서 마스크를 확보해 놓은 건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락앤락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본사에도 임직원들에게 나눠주는 소량의 재고만 남아있는 상태”라며 “자사 매출에서 마스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0.5%~1.0% 수준이기 때문에 많은 물량을 확보해 놓지 않는다. 이 때문에 마스크 제조사도 한 두곳만 계약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유통업체이기 때문에 마스크가 어떤 경위로 일본에 넘어간 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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