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을 두고 김재욱 비티원·비덴트 대표와 이정훈 빗썸홀딩스 고문 간에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됐다.
지난 6일 비티원은 공시를 통해 오는 30일 빗썸 정기주주총회에서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문창규 씨를 선임한다고 밝혔다. 사외이사에는 ▲오인섭 ▲김강호 기타 비상무이사로 빗썸홀딩스는 ▲오영준 ▲이정훈 ▲이정아 씨가 각각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보도에 따르면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월 20일 임시주총을 열고 ▲문창규 ▲오인섭 ▲김강호 이사를 선임하고자 했지만, 이정훈 고문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는 현 비덴트 이사로 ▲버킷스튜디오 ▲예교지성회계법인 ▲KPMG 삼정회계법인 출신 회계사로 김재욱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또 오인섭 후보는 옴니텔 감사이며 김강호 후보는 군산레져산업 대표이사다.

주총에서 이 고문이 선임할 예정인 오영준 후보는 빗썸 코리아 커뮤니케이션실 겸 외부협력실 실장을 맡고 있다. 이정아 후보는 2년 전 지닥의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자리를 옮겼다가 최근 다시 빗썸 코리아로 합류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는 이번 정기주총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을 둘러싼 김 대표와 이 고문 간의 경영권 싸움으로 해석하고 있다.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빗썸홀딩스의 복잡한 구조가 드러났다. 일단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4.24%를 보유하고 있는 비덴트다.

김 대표는 비티원에 이어 ▲비트갤럭시아1호 ▲투자조합 ▲버킷스튜디오의 대표도 겸하고 있고 투자조합의 지분 41.05%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하지만 김 대표를 중심으로 비트갤럭시아1호투자조합→버킷스튜디오→비티원→비덴트→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로 연결되는 복잡한 지배구조 탓에 실질적인 지배주주를 가려내는 것은 간단하지 않은 상황이다.

빗썸홀딩스의 또 다른 주요 주주인 BTHMB홀딩스는 지분 16.70%를 보유하고 있다. 이 고문을 주축으로 한 BTHMB홀딩스는 관계사 DAA를 통해 빗썸홀딩스의 지분 30%를 확보하고 있다. BTHMB홀딩스는 DAA의 지분 16.7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빗썸홀딩스만 놓고보면 김 대표의 비덴트에 비해 이 고문 측의 BTHMB홀딩스와 DAA의 지분을 바탕으로 지배력이 넓다는 해석도 나오지만 공식적으로 빗썸홀딩스 내 김 대표와 이 고문의 개인 지분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또 비덴트는 지난해 11월 1일 BTHMB홀딩스가 보유한 빗썸홀딩스 주식 2324주를 인수하며 빗썸홀딩스의 지분율을 32.74%까지 늘렸다.

그러나 국세청이 지난해 12월 말 빗썸에 803억 원에 달하는 과세를 매기자 비덴트는 과세 여부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인수가 결정이 이뤄졌다며 빗썸홀딩스 측을 상대로 지분인수 취소 소송(주식 양수 매매대금 관련 부당이득 반환 청구)을 제기했다.

이후 비덴트는 이해관계인 이정훈, 김기범(개인주주대표) 등과 분쟁 부분에 대해 합의했다며 소송을 취하했으며 이에 따라 비덴트가 빗썸 최대 주주로 공식화되며 빗썸 매각 건은 종결되는 듯 보였지만 잡음이 여전하다.

또한 업계에서는 비티원-비덴트-빗썸홀딩스 간의 순환출자 고리가 끊어져야 명확한 경영권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빗썸 측은 경영권 분쟁 여부에 대해 “주총 전까지는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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