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왼쪽)과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이 장남 주지홍 상무에게 경영권 ‘꼼수 승계’로 탈세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내부비리를 감시하는 감사위원회 후보들이 사조그룹 출신인 것으로 드러나 투명경영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사조그룹은 주진우 회장과 주지홍 상무 일가가 100% 보유한 사조시스템즈를 중심으로 ▲사조산업 ▲사조오양 ▲사조대림 ▲사조해표 등이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로 연결돼 있다.

주 상무는 사조시스템즈를 통해 그룹의 지주사 격인 핵심 계열사 사조산업을 지배하고 있다. 이어 사조산업 지분은 사조시스템즈 다음으로 주 회장이 14.94%, 주 상무가 6.03%를 소유하고 있어 이를 의심한 국세청이 지난 2018년 사조해표, 2019년엔 사조산업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였다.

당시 주 상무는 사조해표 상무였는데 그가 2015년 사조시스템즈 최대 주주가 됐을 당시 수백억대로 추정되는 상속세를 현금 한 푼 없이 주식(사조시스템즈)으로 납부하면서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에 휩싸였다.

또 사조시스템즈는 지난해 172억 원 중 ▲사조산업 23억 원 ▲사조해표 21억 원 ▲사조대림 18억 원 ▲사조씨푸드 11억 원 등의 내부거래가 이뤄졌다. 이어 내부거래 매출 규모는 주 상무가 지분 상속을 받기 직전인 지난 ▲2014년 70억 원에서 ▲2016년 237억 원 ▲2017년 260억 원으로 더욱 증가했다.

사조시스템즈는 ▲부동산 임대업 ▲용역경비업 ▲전산업무 용역서비스업 등 일감 몰아주기식 업종을 영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조 측은 “보도된 내용대로다. 딱히 할 얘기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 오너 家 및 경영진 감시탑, “순기능 어려울 것”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따르면 사조대림은 오는 27일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한상균 사외이사에 대한 선임안을 올린 상태다. 신규 감사위원으로도 위촉된 한 후보는 사조씨에스를 거쳐 2008년까지 사조산업에서 관리본부장으로 일했다.

이외 이력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과연 내부 인사 출신이 사주 일가와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을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다른 후보들을 살펴보면 사조오양의 박길수 사외이사는 ▲사조산업 ▲사조씨에스의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사조대림의 이명성 사외이사 역시 ▲사조오양 ▲사조시스템즈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와 함께 사조해표의 이성필 이사와 최용희 사외이사도 각각 ▲사조산업 전무이사 ▲사조씨푸드 식품사업부장 출신이다.

문제는 사조산업 최대 주주인 사조시스템즈(26.12%)의 지분 39.7%를 주 상무가 보유하고 있어 이명성 前 사조시스템즈 대표이사의 복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또 상법상 감사위원회 중 한 명 이상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회계 또는 재무전문가(▲공인회계사 ▲상장사 회계·재무 관련 경력 10년 이상)여야 하는데 후보들 대부분이 공신력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이에 대해 사조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도 주총에서 반대표를 행사 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조산업(13.78%) ▲사조씨푸드(13.24%) ▲주진우(2.96%) 등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이 47.43%에 달하기 때문에 후보 선임안은 무리 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본지가 "감사위원들이 순기능을 하기 어려운 후보들로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사조 측은 “특별한 입장이 없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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