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영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완연한 봄 날씨가 찾아왔음에도 유통업계는 아직 강추위 속에서 울상을 짓고 있다. 봄 시즌 마케팅에 열을 올려야 할 시기에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1분기 장사는 망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수원시 한 백화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 확진자만 왔다 가면 임시휴업... 텅 빈 백화점 어쩌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산업 전반이 어려운 가운데, 오프라인 장사가 중요한 백화점, 면세업계의 경우 타격이 더욱 크다. 안 그래도 이커머스 등 온라인 업계 호황에 밀려 추락하고 있던 판에 코로나19까지 맞게 되면서 사실상 ‘초토화’된 셈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유통업계 전반이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우선 백화점업계를 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8일까지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0.6% 급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15.8%, 현대백화점은 12.1% 감소했다. 이대로면 1분기 실적은 기대하기 힘들다.

 

 

지난해 매출 2조 원을 달성해 전국 백화점 1위에 오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두 번이나 매장 문을 닫아야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주말 기준 하루 휴점으로만 최소 60억 원의 손실을 감수해야한다.

 

 

롯데백화점도 확진자 방문이 확인된 본점을 비롯한 일부 점포들이 연이어 임시 휴점에 들어가면서 타격을 입었다. 롯데백화점은 빅3(현대·롯데·신세계)백화점 중 가장 매출 하락폭이 크다.

 

 

현대백화점은 그나마 빅3 중에서는 가장 타격이 덜하다. 하지만 지난달 오픈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소위 ‘오픈빨’을 받지 못하면서 주름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불행 중 다행으로 지난 9일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처음 따내면서 코로나19가 잡히면 날개를 펼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방문 고객이 확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안 그래도 적어졌는데 확진자가 한명이라도 다녀간 게 확인되면 적어도 하루는 장사를 못하기 때문에 매출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 인천공항 면세구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 하늘길 ‘텅텅’... 면세점 문 언제까지 닫나

 
 
면세업계는 상황이 더 안 좋다. 중국인 보따리상이 급감한 데 이어 백화점과 마찬가지로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게 확인되면 휴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늘길까지 텅 비어버려 면세업계는 사상 최대위기에 내몰렸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2조247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2조2847억 원보다 11.3% 줄었다. 한·일간 입국금지 조치와 항공편 감소 등의 영향으로 2월 매출은 더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2일과 13일, 이틀 연속 김포공항 국제선에 항공편이 단 한 대도 운항하지 않았다. 김포공상 국제선에서 일일 이착륙 항공기 수가 0편을 기록한 것은 국제선 업무를 재개한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면세점 이용객이 가장 많은 공항에 승객이 없어지자 면세점도 잇따른 휴점소식을 전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2일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 입점한 점포를 임시휴점 하겠다”며 무기한 휴점에 들어갔다. 전국 5곳의 시내면세점의 영업시간도 한 시간 단축하기로 했다.

 

 

신라면세점도 지난 11일부터 김포공항 국제선청사 내 점포에 한해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이마저도 12일부터 13일까지 김포공항 국제선 항공편이 0편을 기록하면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영업 중단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면세점은 물론 시내면세점도 이용객이 뚝 끊긴 건 마찬가지다. 신세계면세점은 오는 16일 서울 명동, 강남 면세점을 임시휴점하겠다고 밝혔다. 경쟁사의 휴점 소식에도 꿋꿋이 영업을 이어가던 신세계백화점이 휴점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사회적 거리두기’캠페인에 따라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휴점할 계획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19에 대해 감염병 경고 최고 등급인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김포공항 뿐 아니라 인천국제공항의 이용객도 개항 이래 처음으로 1만 명대로 떨어졌다. 당분간 항공업계가 부진을 겪으면서 면세 업계의 실적 악화는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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