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오 윤 기자 |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갑작스레 사퇴하면서 미래통합당이 ‘미궁’에 빠졌다. 황교안 대표는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빠른 시일 내에 ‘스카웃’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황 대표의 영입 제안에 대해 ‘공천 논란’이 해소되면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그러나 일부 통합당 의원들이 김 전 대표의 합류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외과의사 김형오’ 사퇴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선추천지역으로 정해졌던 강남병에 김미균 후보에 대해서 추천을 철회한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공관위원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의 전략 공천이 30분 만에 철회되고 모든 책임을 김 위원장 혼자 짊어진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친황(친황교안) 등 계파를 정하지 않고 ‘공천 칼날’을 휘둘렀다.

이 때문에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는 황교안 대표가 김 위원장에게 밀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대표적인 친황계 인사인 민경욱 의원과 강석호, 이은재, 권성동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컷오프 됐다. 김 위원장의 사퇴로 이들은 자신에 대한 재의를 거듭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공관위의 힘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 흔들기’ 논란에 대해 “모든 의미가 담겨 있고 그렇다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황교안, 김종인 영입 ‘안간힘’

황교안 대표는 김 전 대표를 데려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 위원장이 사퇴했으나 ‘공천 논란’은 여전한 상황이다. 지난 12일 황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총선 공천 지역 6곳에 재심의 요구했다. 공관위는 2곳의 재의를 받아들여 민경욱 의원을 살렸다.

황 대표는 "이번 공관위는 공정하고 혁신적인 공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그러나 모든 공천은 다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좀 더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재의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대표를 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황 대표가 이 같은 행보를 보였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김 전 대표의 영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통합당 내부에서 김 전 대표 영입을 꺼려하는 의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김 전 대표는 태영호 전 주영 북한 대사관 공사를 전략 공천한 것을 두고 “뿌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13일 성명서를 통해 “총선을 코앞에 두고 우리 당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정치 원로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태 전 공사를 지역구 후보로 낸 것은 혁신 공천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또 "태 전 공사는 대한민국 헌법상 엄연한 우리 국민으로, 대한민국에 들어와 우리 국민과 전 세계에 북한의 적나라한 실상을 널리 고발해온 인물"이라며 "우리 당은 2012년 탈북민 출신 조명철 의원을 비례대표로 공천해 당선시킨 바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으로서 부적절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당 한 관계자는 ”이석연 부위원장이 김 전 대표가 공천 결과를 두고 지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밝혔다. 특히 구태정치인이라고 비판하는 일부 중진 의원들도 있기 때문에 황 대표가 원한다고 해도 통합당에 들어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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