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오 윤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 다툼’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회원사들에게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신임 찬성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조원태 유리한 고지 선점?

 

 

16일 재계에 따르면 ISS는 지난 13일 회원사들에게 ‘한진칼 주주총회’와 관련해 조 회장에 대한 사내이사 재신임에 찬성을 권고했다.

 

 

ISS는 한진칼 이사회 규모가 6~10명이 적정하다고 봤다. 사외이사에는 한진칼 측이 추천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박영석 서강대 경영대 교수,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선임에 찬성을 표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이른바 '3자 연합'이 제안한 대다수의 후보에 반대 의견을 냈다. 3자 연합은 조현아 전 부사장과 강성부 펀드라 불리는 KCGI, 반도건설로 구성돼 있다.

 

 

국내 자문사도 조원태 회장의 연임이 문제가 없다고 봤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도 같은 날 조원태 회장의 연임에 찬성을 권고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한진칼 지분 2.9%를 보유한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사다.

 

 

KCGS는 회사 측이 제안한 이사 후보 전원에 대해 찬성을 권고하면서도 3자 연합이 낸 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말고 기권할 것(불행사)을 권고했다.

 

 

재계에서는 최대 의결권 자문사가 조 회장 재신임을 찬성하면서 조 전 부사장 측이 불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진칼 주주총회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대부분의 주주들이 자문사와 같은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항공산업이 현재 위기다. 경영진이 교체된다면 한진 입장에서 또 다른 리스크를 짊어지는 것”이라며 “최근 조 회장의 코로나 사태 관련 행보도 그렇고 직원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고 평가했다.

 

 

위기의 조현아 희망있나

 

 

조 전 부사장 주주연합은 이번 주총을 앞두고 전자투표제 신설과 이사 선임과 의무에 관한 내용 등 10건을 제안했다. ISS는 이 중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고 3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자격을 제한한다'는 내용에 대해 3년이 아닌 ‘무기한’으로 제한해야한다고 봤다.

 

 

조원태 측은 안건을 두고 의견이 달랐던 이사회 구성과 소집에 대한 정관 변경안에서도 패배했다.

 

 

국민연금 자문사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도 ISS와 마찬가지로 정관 변경안에 대해서는 주주연합의 편에 섰다.

 

 

KCGS는 한진그룹에서 낸 정관 변경안 3건에 대해 '불행사' 의견을 내며 "회사가 제시한 정관 변경 건보다 주주제안의 건이 한진칼의 지배구조 수준 및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조 회장 측에게는 최근 악재가 하나 더 생겼다. 카카오가 한진칼 지분 일부를 매각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이에 2% 가량인 지분율은 1% 이하로 낮아졌다.

 

 

카카오 측은 "한진그룹 주총에서 (조 회장측의) 경영권 방어나 백기사 등 역할을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조원태 회장 측으로서는 카카오의 지분 2%를 잃게 된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조 회장 측 지분율은 본인 6.52%에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특수관계인(4.15%), 델타항공(10.00%) 등 총 32.45%로 줄게 됐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의 지분은 KCGI 17.29%, 반도건설 8.28%, 조 전 부사장 6.49% 등 총 32.0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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