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양F&B의 사명변경 소식을 접한 SNS 반응. (사진=페이스북, 트위터 캡쳐)

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갑질 논란 등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 대상이 됐던 남양유업이 자회사인 남양F&B의 사명을 ‘건강한사람들’로 변경했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던 ‘남양’이라는 이름을 없앰으로써 불매운동을 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남양F&B는 지난해 11월 21일 ‘건강한사람들(주)’로 사명을 변경했다. 남양은 기존의 음료 사업이라는 한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건강한 음식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다만 5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고수해왔던 ‘남양’이라는 이름을 굳이 전혀 다른 이름으로 변경했어야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앞서 불거졌던 갑질 논란, 불매운동 브랜드 이미지를 없애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남양은 지난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불거져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이후 브랜드 로고를 일부러 교묘하게 가리고 상품을 판매한다는 의혹도 받아왔다. 남양유업이 불매운동 대상이 되자 자사 제품인 것을 모르게 하려고 일부러 상품의 남양 로고 위에 빨대를 붙이거나, 브랜드 로고를 굳이 넣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남양이 브랜드 로고를 가리고 판매하는 제품들을 정리해 서로 공유하고 더 적극적인 불매운동을 독려하기도 했다.

남양은 갑질 논란과 더불어 ‘로고가리기’ 논란이 불거지자 낙인을 지우기 위해 ‘남양유업 뉴스룸’,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해명 영상 등을 꾸준히 올려왔다. 그러나 이번에 남양이 자회사의 사명을 변경한 것으로 보아 소비자들의 인식변화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 측은 불매운동 이미지 개선을 위해 사명을 변경한 것은 전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바꾼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남양F&B는 음료회사의 이미지가 매우 강해 HMR(간편식)과 B2B 신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존 음료회사라는 이미지를 깨야 했다”고 해명했다.

'남양'이라는 그룹사 이름을 버리고 전혀 다른 사명을 선택한 데에 있어서는 “모든 계열사가 그룹사의 이름을 딸 필요는 없지 않나”라며 “음료회사 이미지를 버리기 위한 선택이었지, 다른 의미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남양F&B의 사명 변경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해당 사실을 공유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남양F&B의 이름이 변경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몰랐다는 반응도 다수 발견됐다. SNS 상에서는 “건강한 사람들 주식회사가 무슨 회사인가 봤더니 남양F&B가 이름을 바꿨다. 사람들이 회사이름으로 거르는 걸 보고 이런 것 아니냐” “기억하고 불매리스트에 추가하겠다” “치졸의 극치다” “자기 회사 앞에 남양이라고 간판 하나 제대로 걸지 못하는게 무슨 주식회사냐” 등의 반응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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