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3월 19일 양재동 본사사옥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현대자동차가 기존 완성차 제조·판매업체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을 변경·신설했는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의 ‘모빌리티 전략’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19일 서울 양재동 사옥 대강당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는 약 140여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예방 차원에서 입장 주주들을 대상으로 열화상 카메라와 비접촉식 체온계로 발열 체크를 진행하고, 마크스 착용을 확인했다. 미착용자에게는 마스크를 배포했으며 곳곳에 손소독제도 비치했다.

또 주총장 좌석을 2~3칸 이상 띄어 앉도록 배치해 착석자 기준 최소 1m의 공간을 확보했다. 주총 전 전자투표를 통해 주총에 참석하지 않아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는 올해 주총에서 △제52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사업목적) △이사 선임의 건(사외이사 최은수, 사내이사 김상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최은수) △이사 보수한도 승의 건 등을 의결했다.

특히 이날 현대차 주주들은 현대차가 정관 상 사업목적을 기존 ‘각종차량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에서 ‘각종차량 및 기타 이동수단과 동 부분품 제조판매업’으로 바꾸고, ‘전동화 차량 등 각종 차량 충전 사업 및 기타 관련 사업’을 신설하는 데 찬성했다.

현대차가 신설한 정관 중 ‘기타 관련 사업’은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미래 이동수단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1월 열린 CES 2020에 참가해 전기 추진 방식의 수직이착륙 기능을 탑재하고 조종사를 포함 5명이 탑승할 수 있는 PAV(개인용 비행체) 콘셉트 ‘S-A1’을 공개한 바 있다. 일명 ‘플라잉카’다.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는 이동 시간의 혁신적 단축으로 도시간 경계를 허물고 의미 있는 시간 활용으로 사람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목표를 이루며, 새로운 커뮤니티를 통해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역동적인 인간 중심의 미래 도시 구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현대차가 사업목적을 변경·신설한 건 정 수석부회장의 ‘비전’을 현실화하는 데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현대차가 발표한 ‘2025 전략’을 가속화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주총에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더욱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하여 반드시 사업계획 목표를 달성하고, 미래 시장에 대한 주도권 확보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어려운 외부환경 변화 속에서 당사는 올 한해를 ‘2025 전략’ 실행의 출발점으로 삼고, 미래시장 리더십 확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성공적 신차 런칭을 통한 판매 확대 및 수익 강화 △저성장 기조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과감하고 근본적인 원가구조 혁신 △전동화,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사업에 대한 실행 본격화 △고객 중심의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 등을 추진한다.

이 사장은 “현대차는 2020년을 미래시장에 대한 주도권 확보의 원년으로 삼아 고객과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시금 약속 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코로나 사태로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부디 잘 적응해서 실적 개선 바란다”, “2025 전략과 연계해 모빌리티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 하길 바란다”, “배당정책을 보다 강화해 주길 바란다” 등의 의견을 냈다.

한편 이날 주총 후 열린 이사회에서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정 수석부회장이 선임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은 21년 만에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현대차 이사회 의장은 현대차그룹을 대표하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어 이제 본격적으로 ‘정의선 시대’가 개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