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김정훈 기자 |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 앱(app)내에서 이른바 ‘박사방’으로 불리는 ‘n번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를 비롯한 여성 성 착취를 일삼아온 ‘박사’가 구속된 가운데, 피의자들의 얼굴을 공개하라는 국민 청원이 하루 만에 100만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지난 18일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 공개를 원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타인의 수치심과 어린 학생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은 가해자를 포토라인에 세워달라”며 “절대로 모자나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지 말아주십시오”라고 규탄했다.

이어 그는 “동시접속 25만명에, 어린학생의 성기에 애벌레를 집어넣는 걸 150만원이나 주고 관전하는 대한민국 남자들의 삐뚤어진 성관념에 경종을 울려달라”며 “피해자를 겁박해 가족앞에서 유사성행위를 하고 이게 악마가 아니면 뭐가 악마냐”며 호소했다.

▲ 19일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일명 'n번방 사건' 핵심 피의자 조모(가운데)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이 청원은 앞서 n번방 ‘박사’가 검거됐을 당시 조씨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면서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였다는 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당시 조씨는 ‘피해자 얼굴은 공개했으면서 왜 본인 얼굴은 가리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청원자는 이어 “타인의 수치심을 가벼이 여기는 자에게 인권이란 단어는 사치다”라며 “이런 나라에서 딸자식을 키우라는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 청원은 21일 기준 100만여 명이 참여했다.

앞서 지난 19일, 텔레그램 앱 내에서 비밀방인 ‘n번방’을 만들어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하고 돈을 받고 유포한 핵심인물 ‘박사’가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 관계자는 20일 "지난 2018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아동성착취물 등을 제작해 텔레그램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 등으로 운영자 조씨를 검거해 지난 19일 구속했다"면서 "범행에 가담한 공범 13명을 검거해 4명을 구속했고 나머지 공범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74명이다. 이 중 16명은 미성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재 ‘박사’ 조 씨와 이외 공범에 대해 수사중이며, 조씨와 공범에게 적용되는 혐의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음란물제작, 강제추행, 협박, 강요, 사기, 개인정보제공, 성폭력처벌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 등 모두 7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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